이혼프로도 포맷 차별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이혼을 다룬 TV 프로그램들이 늘면서 그 내용이나 형식도 다양해지고 있다.드라마.토크쇼.드라마+인터뷰등으로 구성이 차별화되는가 하면 내용면에서도 남성의 시각에서 이혼문제를 다루거나 이혼여성의 독립생활방법을 진지하게 안내해주는등 변 화가 일고 있다. MBC가 지난달 31일부터 방영중인 드라마 『이혼하지 않는 이유』는 남성의 눈에 비친 이혼문제를 다루고 있다.20대부터 40대까지 이혼에 얽힌 얘기를 폭넓게 그려내고 있는 이 드라마는 특히 기존 드라마들이 여성의 시각에서 이혼문제 에 접근하는 것과 달리 남성의 입장에서 풀어냄으로써 이혼이 남과 여어느 한쪽의 문제가 아니란 점을 강조한다.
CATV의 여성채널들은 보다 직접적으로 이혼문제에 접근한다.
오는 9일부터 방영되는 GTV 『TV이혼법정』은 두편의 단막드라마와 막간의 이혼부부 인터뷰,시청자 의견듣기,끝으로 사회자와전문가의 분석으로 구성된 이혼전문 프로그램.이혼 문제를 남녀평등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각 이혼사유에 따른 판례들을살펴봄으로써 실질적인 정보까지 제공한다는게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뜨거운 바다』『로젤』등으로 알려진 연극배우 김지숙씨가 사회를 맡아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하 다.
DTV가 지난달부터 방영중인 『즐거운 이혼』은 이혼과 관련된탁아.취업.재혼정보를 소개하는 「이혼소프트」,이혼한 남녀들을 만나 그들의 생활을 들어보는 「이혼이야기」,재산분배.자녀양육권.위자료등 이혼재판때 필요한 법률상식을 안내하는 이혼 전문변호사의 상담과 해설을 들려주는 「제대로 이혼하기」등으로 구성됐다.이 프로그램은 「미혼여성은 결혼을 꿈꾸지만 기혼여성은 이혼을꿈꾼다」는 명제로부터 시작한다.당당하고 즐거운(?)이혼의 지침서 역할을 한다는게 이 프로그램의 취지다.
최근 들어 급속히 늘고있는 이들 이혼소재 프로그램은 우리사회가 급속도로 산업화되면서 이혼율도 이에 비례해 빠른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최근 통계에 따르면 94년 우리나라는 인구 1천명당 1.5명이 이혼했다.70년에 비해 네배나늘어난 수치다.서울의 경우 매일 43쌍이 이혼을 했다.이에 따라 이혼소재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TV앞에 잡아둘 설득력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게다가 이제까지 이혼을 여성문제로만 인식해왔던 사회통념이 바뀌면서 가정이나 남성의 포괄적인 문제로 대두된 것도 이혼소재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부추긴 요인이다.평범한 내용이나 구성으로는 다양하고 복잡해진 이혼사유나 이혼후 독립.
자녀양육등의 문제를 다루기가 어려워진 때문이다.
이정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