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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문화보고>베르나르 타피의원 를루슈감독 新作주연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중 한명으로 꼽히는 베르나르 타피(52) 유럽의회 의원이 거장 클로드 를루슈(58) 감독의신작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화제를 모으고 있다.
도시개발장관을 두번이나 역임한 타피 의원은 유럽 최강의 축구팀 올림픽-마르세유(OM)의 구단주로 재임중이던 93년 유럽컵결승전에서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물러났으나 여전히 대중적 인기를 한몸에 받고있는 정치인.
타피 의원은 이달초 촬영에 들어간 『남과 여,그 사용법』이란를루슈 감독의 영화에서 사업가로 분장해『남과 여』에서 여자주연을 맡았던 아누크 에메(53),를루슈 감독의 아내이자 배우인 알렉산드라(30)등 전문 배우들과 연기경쟁을 벌 인다.전체 줄거리는 감성과 순간적 착상을 특징으로 하는 를루슈 감독의 제작방식 때문에 정확히 전해지지 않고 있다.단지 암전문병원에 검진받으러 온 회사 사장(타피 의원)과 한 남자실업자가 조우한 뒤미모의 여성들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인생유전을 그린 것이라는 정도만 알려지고 있다.
촬영장 주변에는 일반인이 볼 수 없도록 천막을 친 채 극비리에 진행하는 에피소드도 벌어지고 있다.
제작진은 한때 대중가수를 지망해 음반까지 내놓은 바 있는 타피 의원이 배우로서 천부적인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고평가하고 있다.
타피 의원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으나 사업수완을 발휘해 실업가로 성공한 뒤 국회의원으로 변신,타계한 프랑수아 미테랑 전대통령의 총애를 받아 장관까지 지낸 입지전적 인물이다.그는 그러나 93년 유럽컵 결승전에서 상대인 발랑시엔팀의 주공격수 2명을 돈으로 매수,OM팀이 승리하도록 조작한 혐의로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박탈당한 뒤 실형을 언도받고 항소중이다.
한편 『남과 여』의 를루슈 감독은 최근 미국의 골든 글로브상시상식에서 『레 미제라블』로 최우수 외국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이번 영화는 그의 33번째 작품이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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