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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변수>3.강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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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정희(朴正熙)대통령 시절 강원도에선 공화당 옷만 입고 나오면 다 당선됐었다.자타가 공인하는 여당 텃밭이었다.하지만 분위기는 8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바뀌었다.지난해 6.27 도지사선거에서는 자민련의 최각규(崔珏圭)후보가 신한국 당(가칭)후보보다 2배이상의 표를 받아 당선됐다.
현재는 어느 당도 강원도에서 마음을 놓지 못하는 형국이다.그러다보니 결국 귀결되는게 인물론이다.
그래서 각 당은 인물찾기에 혈안이다.주도권은 아무래도 여당인신한국당이 쥐고있는데 공천갈등이 너무 심하다.공천발표가 미뤄지기까지 한 삼척과 홍천-횡성이 문제고,같은 신한국당 소속의 현역의원들끼리 으르렁거리는 춘천을이나 태백-정선도 교통정리가 쉽지않다.원주갑에선 현역이던 원광호(元光鎬)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출마를 선언해 놓은 상태다.전체 13개 선거구중 무려 5개 선거구가 공천갈등에 골치를 썩이는 중이거나 그런 경험이 있다.
인물위주가 될게 뻔한 선거판에서 같은편끼리 치고받는 혈전을 벌이다보니 신한국당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게다가 자민련은후보지명을 계속 미루면서 신한국당 공천 탈락자들에게 손짓을 한다.전형적인 이삭줍기다.
이번 선거에선 여당이「강원도 무대접론」을 방어할 논리를 얼마나 개발해낼지도 큰 변수다.
신한국당의 선거운동원들은 요즘『지난해 국회를 통과한「광산개발지원 특별법」과「겨울 아시안게임 지원법」이 강원도를 몰라보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다닌다.3~4년전부터 강원도 이곳저곳에 레저타운이 들어서고 있는 것도 다 여당이 힘을 써서 그렇다는 것이다.광산 지역인 태백-정선과 영월-평창등에서는 특히 솔깃한 얘기다.
또다른 변수는 자민련인 崔지사의 영향력이다.강원도 사람들은 崔지사를『강원도가 낳은 인물』이며『그를 키워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는 자민련의 강원도지역 공천에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비서실장인 황학수(黃鶴洙)씨를 고향인 강릉갑에 출전시켰다.
그는 선거막판에『나를 키우려면 자민련을 밀어달라』고 호소할 것이다.하지만 강원도내 전체 18개 시장.군수중 원주시장만 자민련 사람이다.崔지사가 대놓고 선거운동을 할 처지는 아니라는 말이다. 동해시는 한 시(市)안에 묵호와 북평출신 사람들이 양편으로 딱 갈려있다.
태백과 정선에선 어느지역 후보냐가 어느 당이냐 보다도 더 큰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홍천-횡성,속초-고성-양양-인제,영월-평창,철원-화천-양구등도 마찬가지로「한지붕(선거구)」아래들어있지만 다 자기동네에서 나온 후보들 편만 들려고 한다.
강원도의「싸움」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놓은 것이 제3의 변수인민주당의 등장이다.고립무원이던 강릉을의 최욱철(崔旭澈)후보는 장을병(張乙炳)공동대표가 삼척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사정이 달라졌다. 자민련에선 張대표와 崔의원이 출마하는 삼척.강릉을에서 아예 후보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고 흘리고 다닌다.
반(反)신한국당 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민주당과 연대하자는 유혹이다.만일 이 전선이 형성되면 강원도 선거판의 모습은 아무래도 지금까지완 달라질 것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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