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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통요리 代이어 맛 살린다-뻬띠 메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서울성북구돈암동 성신여대 앞 로터리.고만고만한 옷가게와 아담한 한옥들이 골목길을 마주하고 있다.저녁 늦은 시간이라면 샹송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골목길에서 흘러 나오는 에디트 피아프나 미레이 마티유의 곡조에 끌려 발길을 멈출지 도 모른다.
프랑스 음식점 「뻬띠 메종」.프랑스 요리 전문가 이철호(64)씨와 그의 두 딸의 소망이 여물어 가는 곳이다.
『신세대들 미각은 날카로운 데가 있어.새로 낸 스테이크 소스를 금방 알아 보잖아.』 막내 딸 숙진(32)씨가 언니 숙정(36)씨에게 동의를 구하듯 말한다.숙정씨는 말없이 아버지를 본다.李씨는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들이 인정하는 정통 프랑스요리 기술자다.그는 특히 소스 전문이다.
李씨의 이력은 그가 만들어 내는 소스(4백여가지)못지않게 다채롭다.서울대 음대(작곡전공)를 나와 헬기 조종사로 베트남전에참가(예비역 공군 소령)한 후 미국과 호주에서 몇년씩 살았다.
우연히 파리에서 맛본 음식에 반해 주방에 들어선 것이 20여년째다. 파리의 별 네개짜리(최고 등급을 의미함)레스토랑에서 16년동안 수석주방장으로 있다 귀국한 것이 94년3월.지난해 6월,말그대로 「작은집」뻬띠 메종((02)929-7863)을 냈다.대학에서 특강을 하거나 호텔 행사에 간혹 초청돼 요 리를 선보이기도 하지만 『요리는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지 않으면 뒤떨어지게 마련』이라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보쌈 요리인 크랩이나 달팽이 요리,각종 스테이크 요리등 정통 프랑스 요리를 1만원 안팎에 맛볼 수 있다.코스 요리가 4만5천원정도.李씨는 딸들의 각오를 짐작한다.간호사(숙정).디자이너(숙진)길을 가다말고 아버지를 따라 나선 그들이다. 그는 딸들에게 특별히 조리법을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요리사가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그들도 알 것이기 때문에 지켜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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