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호 越北 의문투성-내연의妻 동행한 기관장이 주도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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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제주근해 해상에서 조업중 실종된 제707대영호가 북한방송을 통해 월북한 것으로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월북으로 보기에는 몇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점을 남기고있다. 우선 대영호 선원들이 자진월북할만한 동기가 없고 북한측이 밝힌 월북자가 선원 8명중 4명뿐이라는 점이다.그렇다면 이들은 왜 북한으로 갔을까.우선 계획적인 범행에 따른 납북가능성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추정은 북한측이 선장으로 발표한 기관장 김정언(37)씨의 불투명한 행적과 金씨의 내연의 처 이길심(46)씨가 함께승선했다는 점 때문에 나오고 있다.
金씨는 제주도에 주민등록이 되지않는등 거주가 불분명했던 것으로 드러나 金씨가 내연의 처와 함께 월북하면서 다른 선원들을 강제 납북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金씨가 고정간첩일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까지 있다.
이같은 추정은 시속 10노트에 불과한 대영호가 우리의 해상 경비망을 뚫고 북한으로 넘어간 점과 우리 수사기관의 초기 수사발표 때문에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계획적인 납북일 경우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선원 4명은 뒤늦게 북한행을 알고 저항하다 살해됐을 가능성이 크다.대영호 북한행의 또 한가지 가능성은 선상사고에 의한 도피설이다.
함께 승선한 李씨를 둘러싼 불륜등 돌발사태가 발생해 기관장 金씨등이 나머지 4명을 죽이고 처벌이 두려워 월북했다는 설이다. 기관장 金씨와 선장 고천권(56)씨등 북한이 월북했다고 밝힌 남자 3명이 모두 전과자다.
대영호의 북한행 이유가 무엇이든 상당수의 선원들은 자신의 의사에 반해 납북됐거나 그 과정에서 살해됐을 가능성이 크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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