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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맞수>서세원.오미희 DJ로 마이크 다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개그맨 서세원(41)과 탤런트 오미희(39).
이 두 사람은 매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각각 KBS-2FM(『서세원의 가요산책』)과 MBC-FM(『오미희의 가요응접실』)에서 DJ로 열띤 마이크다툼을 벌이고 있는 라이벌이다.
선곡을 통해 청취층을 약간 달리하고 있다지만 「진행자=프로그램의 인기」란 등식이 아직 지배적인 라디오 프로그램 속성상 두사람은 서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엄연한 경쟁자.
『둘다 방송경력이 17년정도 되는데 같은 시간에 진행자로 나서기는 처음이에요.방송에 이력이 났다고 자부하는 저도 요새는 은근히 세원씨 때문에 심통이 나요.』 사근사근 속삭이는 듯한 감성적인 목소리의 오미희도 순발력과 개그로 무장한 「떠버리」서세원이 부담이 되나보다.94년부터 진행을 맡아 고작 4개월째인서세원보다야 왕고참이지만 티를 낼 수도 없어 오미희는 마음이 탄다.역시 이런 일에 느긋한 사람은 서세원이다.
『시청자의 취향이 다 다른데 문제가 있겠어요.주로 최신가요 위주로 방송되는 제 프로와 추억의 히트곡을 모아 방송하는 오미희씨의 프로와는 색깔이 다르죠.』 하긴 농담삼아 서세원의 프로그램을 시끌벅적한 「장터용」,오미희의 프로그램을 잔잔한 분위기의 「병실용」이라고 하는 걸 보면 청취자들의 취향은 두사람의 개인적인 경쟁과 무관해 보인다.
하지만 케이블TV 동아텔레비전(DTV.채널34)의 토크쇼 프로그램 『결혼하지 맙시다』의 녹화가 있는 매주 금요일이면 이 두 라이벌은 다시 한가족을 이뤄 「따로 그리고 같이」진행을 보는 운명적 상황에 처하게 된다.
평소 서로 눈치를 보며 성대결을 벌여왔지만 이날 만큼은 궁합이 척척 맞는 단짝MC로 변신한다.
능란한 말솜씨와 재치,출연자들로부터 대화를 끄집어내는 요령이누에가 실을 뽑듯 자연스럽다.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태흥 PD는 『함께 진행한지 1년정도 밖에 안됐는데 결혼한지 20~30년된 부부같다』며 한마디 거든다.
게다가 방송에서 한발짝 비켜나면 두사람만한 다정한 오누이도 드물다.고향이 같아(청주) 정서적으로 가까워서인지 장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서세원은 그냥 『미희야!』라고 부른다.
『물과 기름처럼 워낙 이미지가 판이해보여 공동 MC 제의를 받았을때 걱정이 앞섰다』는 서세원.오미희는 『이제는 눈빛만 봐도 뭘 말하려는지 알 수 있을 정도가 됐으니 뭔가 통하는게 있긴 있는 모양』이란다.
글=정재왈.사진=오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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