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탈당 깊어가는 공천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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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의도에 새로운 시위 명소(名所)가 생겼다.신한국당(가칭)당사앞 8 도로다.총선 후보들의 공천 윤곽이 드러나면서 탈락이 유력시되는 쪽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26일 오전에는 곽정출(郭正出.부산서)의원의 지구당원 2백여명이 당사진입을 시도,전경 2개 중대와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모두 머리띠를 두른채 『밀실공천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오후에는 두팀이 왔다.창원갑(위원장 金鍾河)지구당원 1백여명과 홍천(위원장 李應善)지구당원 1백50명이다.창원갑 당원들은이날 시위를 포함,최근 세차례나 시위를 벌여 단골손님이 됐다.
「창원갑은 김종하와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이 응선 공천탈락시 당원일동 무조건 탈당」등의 플래카드가 난무했다.
예천(潘亨植).부산중(鄭相千).성남분당(吳世應).정선(朴佑炳)등 10여곳의 지구당원들은 이미 위원장 낙천,선거구 통폐합등에 항의하기 위해 중앙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거나 지도부에 항의문건을 전달했다.
1월들어 이틀에 하나꼴이던 항의대열이 26일에는 하루 세팀이나 나타난 것은 공천 막바지의 숨가쁨을 읽게 하는 대목같다.1차 공천을 발표하는 다음주께가 피크가 될 전망이다.
후유증은 이뿐만 아니다.탈당과 무소속 출마 러시도 예상된다.
코미디언 출신인 정주일(鄭周逸.구리)의원은 공천 탈락이 유력해지자 자민련행을 발표하려다 지도부 권유로 일단 유보했다.신한국당 공천이 큰 효험이 없다는 대구.경북,서부경남 지역의 현역 물갈이가 본격화되면 무소속 출마나 제3당행이 속출할 전망이다.
남재두(南在斗.대전동갑).성무용(成武鏞.천안시)의원이 26일 강삼재(姜三載)총장을 방문,자민련 바람에 못이겨 탈당의 불가피함을 설명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국민회의는 아직 초반전이다.현재까지는 조직책 선정 과정에서 밀려난 이희숙(李喜淑.과천-의왕)위원장이 시위를 벌인게 유일하다.그러나 2월중순부터 호남 물갈이의 윤곽이 드러나면 신한국당과 바로 옆인 국민회의 당사 부근도 항의대열이 줄 을 이을 수밖에 없다.13대와 14대 총선 때에는 김대중(金大中)총재의 자택까지 시위대가 들이닥치기도 했다.특히 국민회의는 신한국당이이회창(李會昌)전총리.박찬종(朴燦鍾)전의원 영입후 공천 구도를전면 재조정하는 양상이자 이에 맞서 수도권 일부 조직책을 교체한다는 방침이어서 예상보다 몸살정도가 심해질 것같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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