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수퍼와 PC방 ‘윈윈’ 손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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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동네 수퍼마켓과 PC방이 뭉쳤다.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이고 판로를 넓히려는 시도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과 한국인터넷PC방협동조합은 최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협력사업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PC방조합은 수퍼마켓조합의 물류망을 이용해 이전보다 25%가량 싼 가격으로 PC방에서 판매하는 음식료품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또 PC방조합 소속 2만여 개 PC방에서 일부 컵라면 제품 소비량의 60%가 팔리고 있는 점을 감안해 양 조합은 자체 브랜드(PB) 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PC방 컴퓨터에 인근 수퍼마켓들의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 수퍼마켓 제품을 PC방 컴퓨터를 통해 온라인상에서도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PC방조합 관계자는 “매대가 협소해 특정 회사 제품을 한 종류씩만 구비하다 보니 소비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며 “PB 제품 개발과 판매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퍼마켓조합연합회 김경배 회장도 “PC방은 싼 가격에 음식료품을 받고 수퍼조합은 PC방 회원사 덕분에 제조사를 상대로 더 높은 구매력을 발휘할 수 있어 서로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중기조합들이 이처럼 관련 업종끼리 협력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건 수퍼마켓조합과 PC방조합뿐만이 아니다. 한복업계와 직물업계도 비단원단 구매에 대한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재 한복에 쓰이는 비단원단 70% 이상이 중국산이다. 국내산보다 품질이 떨어지지만 가격이 30% 싸 한복업체들이 많이 쓰고 있다.

한국한복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한복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민족 정서가 담긴 특수한 상품”이라며 “국산 비단원단을 보다 많이 쓸 수 있도록 직물조합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복조합은 직물조합과 직거래하면 대량구매와 유통마진 축소로 시중가보다 20~30% 싸게 비단원단을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단 구매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면 공동으로 원단을 개발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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