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D-6] 박근혜 - 정동영 '어색한 만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左)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右)이 8일 서울 송파구 향군회관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가운데는 민주당 최명헌 사무총장. [안성식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만나기로 했다. 시기는 총선 후다.

당초 鄭의장은 지난 5일과 6일 이틀 연속 朴대표에게 "탄핵 철회와 불법 대선자금 해법 등을 논의하기 위해 (총선 전에) 만나자"고 제안했다.

朴대표는 이에 대해 즉각 "(탄핵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자는 것"이라며 "총선 뒤에 경제 얘기를 하자면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7일 열린우리당에 "총선 뒤에 경제 살리기를 주제로 여야 대표 회담을 열자"고 역제안까지 했다.

鄭의장이 8일 이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양측의 주장은 접점을 찾았다. 그는 이날 중소기협중앙회와의 정책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전에 만나면 더 좋은데 안 만난다고 하니까 총선 후에라도 만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초 鄭의장은 경제를 주제로 한 만남을 마뜩찮아 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 자신의 회동 요청이 노인 폄하 발언 타개용으로 비칠 것을 우려했으리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만나기론 했지만 양측의 속내는 전혀 다르다. 한나라당은 "탄핵은 회담 석상에 올릴 주제가 못 되며 경제 토론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라고 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경제 안정에 가장 중요한 탄핵 철회 문제부터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朴대표와 鄭의장은 이날 서울 신천동 향군회관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정기총회에 나란히 참석해 축사를 했다. 공식적인 만남은 아니지만 지난달 23일 朴대표가 취임한 뒤 첫 대면이다.

이들은 포즈를 취해 달라는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두 차례 악수했지만 냉랭한 분위기 속에 별다른 대화도 하지 않았다. 鄭의장은 축사를 한 뒤 자리를 뜨다 고엽제전우회 소속 회원 20여명에게서 "노인 발언 사과하라" "쫓아버려"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총선 후 북.미 간다"=朴대표는 전날에 이어 8일에도 "한반도 평화 정착과 투명한 대북정책 등을 위해 총선 후 미국과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강조했다. 朴대표는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일에 대해 잘한다고 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김선하.이가영 기자<odinelec@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