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조연>"피아노"로 세계적 주목 끈 안나 파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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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93년 호주영화 『피아노』 한 편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끈 소녀스타. 바로 안나 파킨(14)이다.
제인 캠피언감독의 『피아노』로 처음 영화에 출연한 안나는 그해 11세란 최연소 나이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획득했다.
세계영화계에 깜 찍한 요정이 하나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그후 영화에서 안나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미국의 아역배우들과는 달리 「문화의 변방」 뉴질랜드 소녀인 안나는 할리우드에서 멀리 떨어져 잦은 출연기회를 만들 수 없었던 것.
아카데미상 수상 후 평범한 생활로 돌아간 안나를 프란코 제피렐리감독이 끌어냈다.샬럿 브론티원작의 고전소설 『제인 에어』를영화화하면서 안나를 어린 시절 제인 에어 역에 캐스팅한 것.
첫영화 출연 2년만이지만 안나 파킨의 당찬 연기력은 「과연 천부적이다」는 찬사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관객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있다.영화 속에서 제인 에어의 어린 시절이 끝났을 때 돌연 섭섭한 감정이 들 정도로 불행한 환경을 강한 정신력으로 버텨내는 소녀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서양아이치고는 작은 눈매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야무진 느낌을 더해준다.
『피아노』에서 첫작품이라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성인배우를 능가하는 연기력을 보여준 그는 『제인 에어』에서도 외숙모와 로우드학교의 학대에 맞 서는 용기와 사랑하는 친구를 잃는 슬픔을 표현하는 내면연기가 섬세하다.
뉴질랜드 웰링턴 태생으로 교사부모의 세자매중 막내.『피아노』의 제인 캠피언감독이 주인공 아다의 딸역을 신문광고를 통해 공개선발했을 때 수천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배역을 따냈다.사실은언니가 응모했지만 공개오디션 자리에서 서로 하겠 다고 싸우는 바람에 기회가 주어져 언니를 제치고 발탁됐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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