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마스크·장갑 낀 채 밤이면 나오는 그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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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화된 거리 시위에는 20여 명씩 무리를 지어 다니는 ‘전투조’가 등장한다. 이들은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을 가렸고 손에는 장갑을 끼고 있다. 더러 중년 남성이 섞여 있었지만 대부분은 20~30대다. 이들은 돌아다니며 전경버스를 파손하고 전경을 향해 모래를 뿌린다. 방패로 시위대를 막아선 전경에게는 발길질과 주먹질을 해대며 폭력 시위를 주도한다. 시위대와 경찰 간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세워 놓은 전경버스를 끌어내는 것도 이들이 주도했다. 전경버스 바퀴에 준비해 온 밧줄을 감고 시위대를 향해 “버스를 끌어내자”고 외친다.

경찰은 이들이 불법·폭력 시위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마스크 등을 착용한 무리가 폭력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폭력 시위를 주장하는 이들이 직접 거리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 폭력시위 주동자에 대해선 엄정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 폭력을 휘두르다가도 진압이 시작되면 재빨리 뒤로 빠져 현장 검거가 어렵다”며 “검거한다 해도 단순히 참가한 무직자라고 하면 신원을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 아니라서 채증을 통한 신원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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