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동은 김용완선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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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7일 타계한 동은(東隱)김용완(金容完)선생은 민족 기업을 키운 기업가로서뿐 아니라 재계지도자로서도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고 金회장은 본인의 사양에도 불구하고 재계의 만장일치 추대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10년간에 걸쳐 여섯차례나 맡아 3공 경제개발시대에 재계의 단합을 다졌다.
그는 친화력이 뛰어난데다 공정하고 사심이 없어 비교적 작은 그룹의 회장이면서도 전경련 회원사들의 존경과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 그는 72년 당시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을 설득해 8.3사채동결조치를 이끌어냈는데 이 조치전에 자신은 정작 경방소유 토지를 팔아 사채를 청산하는 모범을 보여 朴대통령이 그의 인품에 감복했다는 일화도 남겼다.
1904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金회장은 손위 처남인 인촌(仁村)김성수(金性洙)선생이 설립한 경성방직을 해방직후인 46년부터 이어받아 국내 굴지의 섬유업체로 일궈냈다.77년 경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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