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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즐겨찾기] ‘물’만난 워터파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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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싸움’이 불붙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대형 워터파크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강원도 스키장 두 곳이 사계절 리조트를 목표로 물 전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대명 오션월드의 약진에 자극받은 ‘워터파크의 원조’ 캐리비안베이는 대규모 투자로 확실한 차별화에 나섰다. ‘왕년의 명가’ 온천의 반격도 만만찮다. 워터파크 못잖은 시설에, 워터파크에선 따라올 수 없는 수질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신규 개장한 워터파크들을 둘러봤다.

여름철 워터파크는 블랙홀이다. 도시 피서객을 다 빨아들인다. “옛날엔 바다 못 간 사람들의 ‘대용품’이었지만, 이제는 반대”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특히 소비 성향이 강한 젊은층으로 갈수록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 리조트들이 워터파크 사업에 전력투구하는 건 이 때문이다. 워터파크 춘추전국시대, 새로 문 연 곳을 중심으로 각기 특징은 뭐고 차이점은 무엇인지 꼼꼼히 짚어 봤다.

DIY 슬라이드-캐리비안베이 ‘와일드 리버’

개장 12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새 시설을 들여놨다. 규모(5000평)만 놓고 보면 중소 워터파크를 또 하나 만든 격이다.

총 3종류 12개의 새 슬라이드가 설치됐다. ‘와일드 블라스터’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일반적인 슬라이드와 달리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한다. 코스도 단선이 아니다. 상·중·하 8개의 풀(Pool)을 연결하는 수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꼭 뱀 주사위놀이 말판을 닮았다. 탑승자의 선택에 따라 최대 20개까지 코스 조합이 가능하다. 짧게는 18초에서 길게는 20분까지 걸린다.

‘타워 부메랑고’는 U자형 슬라이드. 5층 빌딩 높이에서 10㎧ 속도로 떨어진 뒤, 그 가속도로 반대편 12m 높이까지 올라갔다 다시 떨어진다. 반대편 벽으로 치솟을 땐 꼭 벽 바깥으로 튀어나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슬라이드 못잖게 부대시설도 많이 늘었다. 라커 3000개, 볕을 피할 수 있는 빌리지(원두막) 77개가 더 들어섰다. 1000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대형 레스토랑도 생겼다. 덕분에 그간 이용객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길고 긴 줄’이 많이 줄어들 전망이다.

■‘와일드 리버’ 7월 1일 오픈 예정. 캐리비안베이 입장료 외 별도 요금은 없다. 오픈 기념으로 평일 예약자에 한해 7월 25일까지 입장료를 25% 깎아준다. www.everland.com

파도 넘실대는 유수풀-휘닉스파크 블루캐니언

지중해의 그리스 산토리니를 컨셉트로 했다. 건물은 하얗고 둥근 천장은 코발트 블루 일색이다.

‘대표 선수’는 유수풀인 ‘웨이브 리버’. 잔잔한 물결 위로 흘러가는 여느 유수풀과 달리 거센 파도를 타넘는다. 대명 오션월드 ‘익스트림 리버’에 비해 스케일은 작지만 파도를 만들어 내는 곳이 많아(총 3곳, ‘익스트림 리버’는 1곳) 타는 재미는 못하지 않다.

슬라이드 중에선 ‘업힐 슬라이드’과 ‘훼미리 슬라이드’가 단연 인기다. ‘업힐 슬라이드’는 캐리비안베이 ‘와일드 블라스터’처럼 업·다운을 반복한다. 길이가 짧고 단선 코스라는 게 차이다. ‘훼미리 슬라이드’는 캐리비안베이 ‘타워 래프트’, 오션월드 ‘패밀리 래프트 라이드’와 비슷한 기종. 4인용 튜브가 제자리에서 빙빙 돌며 떨어진다. 길이는 오션월드보다 조금 길고 캐리비안베이보다 조금 짧다.

야외 스파도 찾는 사람이 많다. 물놀이 존과 스파 존이 명확히 구분돼 있는 여느 워터파크와 달리, 놀이 시설 중간중간 섞여 있다. 물놀이를 하다 좀 춥다 싶으면 그때그때 몸을 녹일 수 있다.

■14일 문을 열었다. 공식 입장료는 5만원(7월 11일까지 대인, 주간권 기준)이지만 할인 제도가 다양하다. 홈페이지(www.bluecanyon.co.kr)를 통해 예약하면 7월 11일까지 30%, 7월 12일~8월 24일 20%를 깎아준다.

최고의 뷰(view)-용평 ‘피크 아일랜드’

입지·조망이 탁월하다. 리조트 정중앙, 9홀 골프장 곁에 들어선 덕이다. 옛 클럽하우스 자리다. 앞에는 새파란 그린, 뒤에는 시원한 호수가 둘러싸고 있다. 거기다 5층 건물(지하 1층, 지상 4층)로 3층 워터파크 테라스에 서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부 설계는 철저히 가족 이용객에게 포커스를 맞춘 인상이다. 부분적으로 키즈(Kids) 존을 둔 여느 워터파크와 달리 전체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펭귄·북극곰같이 아이들이 좋아할 동물 모형이 곳곳에 있다.

슬라이드 시설은 총 4개. 실내에서 바깥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드가 둘, 다시 실내로 돌아오는 슬라이드가 둘이다. 가장 독특한 기종은 ‘스페이스 볼 슬라이드’. 이름 그대로 슬라이드 중간에 대형 볼(bowl·대접)이 있다. 4층 높이에서 두 바퀴를 돌아 떨어지면 원심력에 의해 계속 볼 안을 돌게 된다. 속력이 줄면 가운데 구멍으로 빨려들어가 하단부 슬라이드를 타게 된다.

찜질방과 워터파크가 하나로 연결된 구조도 독특하다. 4층 찜질방→중층 야외 불가마→3층 노천 테마탕→물놀이 시설 순으로 동선이 이어진다. 가족이 함께 갔다면 어른들은 뜨끈한 찜질방이나 스파, 아이들은 시원한 물놀이 탕에서 각각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7월 4일 오픈. 요금은 성인 주간권 기준으로 5만원이지만, 11일까지 오픈 기념으로 일반은 50%, 콘도·골프 회원은 70%를 깎아준다. www.peakisland.co.kr

노는 ‘물’이 다르다-파라다이스 스파 도고

‘파크’ 시설만 놓고 보면 본격 워터파크에 비할 바가 아니다. 슬라이드도 없고 파도풀도 없다. 워터 건, 미끄럼틀 등을 갖춘 키즈파크, 150m 길이의 유수풀 정도가 전부다. 그 외에는 전부 스파 시설이다.

하지만 ‘워터’가 다르다. 진짜 온천수다. 그것도 국내 몇 안 되는 유황온천. 통상 물 1㎏에 유황 성분이 1㎎ 이상이면 유황온천이라 부르는데, 도고는 ㎏당 260.9㎎이다. 1970년대 ‘온천의 대명사’로 이름을 날렸던 건 그 때문이다. 하지만 시설이 다른 곳에 못 미쳤다. 차로 30분 거리인 아산·덕산의 스파비스·스파캐슬에 비하면 떨어져도 한참 떨어졌다.

파라다이스 스파 도고는 도고 온천타운의 ‘명가 재건’을 목표로 내건 곳이다. 다른 곳보다 100여 m 깊은 지하 300m에서 온천수를 뽑아 올린다. 기존 야외 수영장 시설을 싹 허물고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올렸다. 실내 온천욕장은 호텔 사우나 같은 분위기다. 탕 종류·크기를 키우는 대신 널찍널찍 여유 공간을 뒀다. 인테리어가 모던하고 고급스럽다. 실외 공간도 물놀이 시설로 꽉 채우지 않고 공연장이나 휴식용 데크 공간을 넉넉히 뒀다.

유료 시설 중에서는 ‘닥터 피시’ 탕이 눈에 띈다. ‘가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중국산 친친어 대신 터키산 가라루파 종을 쓴다.

■7월 1일 오픈. 극성수기(7월 26일~8월 10일) 가격이 3만5000원으로 여느 워터파크의 성수기 가격보다도 싸다. www.paradisespa.co.kr.

개장을 기다리는 다음 타자들

아산 스파비스(www.spavis.co.kr)는 기존 야외 수영장 부지에 파도풀과 유수풀 등을 넣은 워터파크를 7월 18일 오픈한다. 7월 25일 문을 여는 대명 변산리조트에도 총 3000평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아쿠아월드가 딸려 있다. 폭 13m, 길이 33m의 야외 파도풀과 슬라이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북 영주에도 7월 중 연면적 3만 평(실내 7000평 포함) 규모의 판타시온 워터파크(www.pantasion.com)가 문을 열 예정이나 아직 정확한 개장 일자는 잡히지 않은 상태.

강원도 정선 하이원 리조트(www.high1.co.kr)는 내년 말까지 500m 길이의 슬라이드를 갖춘 워터파크를 만들 계획이다. 한화 설악 워터피아(www.seorakwaterpia.co.kr)도 기존 시설에 유수풀, 패밀리 래프팅 라이드 등 물놀이 시설을 추가할 계획. 총 6000평 규모로 내년 착공 예정이다.

지난해 대형 야외 파도풀을 개장해 인기를 끌었던 대명 비발디파크(www.daemyungresort.com)는 올해 별도의 시설 추가 없이 파도풀 성능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지난해 1.2~1.4m 수준을 유지했던 파도 높이를 50분당 10분꼴로 최대 2.4m까지 끌어올린다.

용인·평창·아산=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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