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수도서 또 인질40명 억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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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페르보마이스카야 유혈진압작전을 놓고 러시아 정치권의 반응이 엇갈린다.
여당인 「우리집-러시아」당은 조심스러운 태도로 이것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또 극우민족주의자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도 유혈진압을 찬성하는 태도다.그러나 다른 정당이나 주요 정치인들은 모두 이번 사태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는 『이번 사태는 이 나라와 보리스 옐친대통령을 비극으로 이끌 것』이라며 『인질사태는 대통령과정부의 부적절한 정책탓』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야블로코 블록」당 대표도 정부정책에 불만을 표시하고 『다른 정당이 하지 않는다면 우리당이 나서서 정부 불신임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항상 정부를 비난하던 자유민주당의 지리노프스키당수는 옐친을 두둔하고 나섰다.그는 『무력동원은 불가피했다.군사적 해결이 유일한 탈출구다.그렇지 않으면 반군과 문제아들이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리노프스키가 이처럼 찬성의견을 내놓은 것은 평소의 극우성향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공산당의 우유부단함과 자신들의 강인함을 대비시켜 앞으로 있을 대통령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러시아과학재단의 정치분석가 안드레이 코르부노프는 『모든 것은최종결과에 달렸다.
테러리스트를 모두 없애도 인질이 많이 사망했다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하원(두마)관계자도 『진압 결과 몇사람만 사망했다면 몰라도 많이 사망하게 된다면 대통령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체첸게릴라들에 대한 무력진압작전 시간에 맞춰 재선을 위한 대통령선거본부 구성을 공개한 옐친대통령이 악화된 국면을 어떻게 뒤집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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