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 수 위'라는 산케이 신문의 보도 경위는 어떻게 된 건가.
"교묘함의 측면에서 당신들이 한 수 위라고 말했을 뿐이다. 독도 문제의 경우 정부는 쏙 빠지고 시마네현 단위에서 움직이는 것이나 국제 여론에 호소하는 접근법 등이 그렇다는, 일종의 야유였다. 그걸 거두절미해 거꾸로 왜곡시키다니…."
-당신이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했다는 얘기도 있다.
"터무니없다. 내 책을 샅샅이 훑어보라. 인터뷰 때도 '야스쿠니가 뭐기에' 싶어 지난해 가을 한 차례 들러봤다는 얘기를 했을 뿐이다. 그건 참배가 아니라 관광이나 답사였을 뿐이다."
-책에도 "야스쿠니라는 이름의 지뢰밭에 들어가 보긴 하겠지만 결코 지뢰를 터뜨리지는 않겠다"고 씌어 있다.
"산케이 보도를 확인 없이 인용한 한국 신문에도 유감의 뜻을 전하고 싶다. 그걸 쓰려면 최소한 내게 전화 한 번은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인터뷰 때 통역이 있었을 것 아닌가.
"일본인 여성 우시오 게이코다. 그도 산케이를 보고 어이없다며 e-메일까지 보내왔다. 공개할 용의도 있다. 차제에 산케이에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청하고 법적 대응도 할 생각이다."
-현재 심경을 밝혀달라.
"지진해일이 나를 덮친 느낌이다. 확실히 일본인들은 맥아더 장군이 지적한 대로 정신연령 측면에서 좀 낮은 무언가가 있다. 그 점에서 '축소지향의 일본인'의 이어령씨나, '일본은 없다'의 전여옥씨 견해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문제의 발단인 당신 책 '… 친일선언'의 진짜 의도를 설명해 보라.
"지난해 일본이 우리에게 잇따른 악수 요청과 함께 꽃다발을 보내왔다. 드라마 '겨울연가'와 욘사마 열풍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악수와 꽃다발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마침 올해가 한.일 수교 40년, 광복 60년 되는 해가 아닌가."
-이런 문제가 꼭 가수가 나설 일인가.
"나는 1945년생 해방둥이다. 일제에 대한 기억이 없는 첫 세대라는 자부심도 있다. 나는 책의 방향을 그런 쪽에서 설정했다. 부글거리는 민족감정 대신에 쿨한 자세, 전향적 자세를 강조한 것이다. 어쨌거나 내 유머감각이나 반어법이 이렇게까지 문제로 번져 국민께 죄송스럽다."
-KBS 사회자 퇴출 압력은 어떻게 생각하나.
"아직 통보받지 않았다. 내가 불량품으로 찍혀 방송사에 부담을 주는 것은 유감이다."
-지금의 파문과 관련해 앞으로 특별한 계획이 있나.
"당분간은 몸을 숙이고 자숙할 생각이다. 역시 한.일관계는 예민하고 복잡하다는 확인을 새삼 했다."
조우석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