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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 겁 안 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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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경남 김해시 주촌면 부경축산물 공판장에서 24일 열린 경남도 한우공동브랜드 ‘한우지예’ 경매에서 경매사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나온 소 10마리 중 6마리가 최고급육(A++) 판정을 받았다. [농협 경남지역본부 제공]

24일 경남 김해시 주촌면 부경축산물 공판장. 경남도의 한우공동브랜드 ‘한우지예’ 사육 프로그램에 따라 길러 낸 한우 10마리의 첫 경매가 열렸다.

부산·경남 지역 식육점과 식당 주인 등 5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10마리 중 6마리가 축산물등급판정소로부터 최고급육(A++)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가장 무거운 786㎏짜리 한우는 1011만원(부산물 포함)에 경락돼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보통 1등급짜리 한우가 한 마리에 560만∼600만원 하는 것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 한우는 경남도와 농협 경남도 본부가 만든 특별 사육프로그램에 따라 출하됐다. 한우지예는 수정부터 다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고 육질이 좋은 우수한 수소의 정액을 수정에 쓴다. 태어난 수소는 거세를 시킨다. 기를 때도 소마다 따로 만든 맞춤형 사료를 먹인다. 뒷다리가 약한 한우에는 이를 보강하는 사료가 투여되는 식이다. 사료에는 항생제와 성장촉진제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출하 몇 달 전부터 육질을 좋게 하는 식물성 단백질 위주의 특수사료를 먹인다. 이 시기가 근육 속 지방층(마블링)이 얼마나 잘 끼는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사료에는 쑥·칡·황토 등 특유의 향을 내는 기능성 성분이 첨가된다. 육가공은 농협 전용 도축장에서 맡고, 전용 매장과 농협 하나로마트 30여 곳에서만 판매한다.

경남도는 2004년부터 109억원을 들여 우수정액 생산과 한우족보 제작 등 한우지예 기반구축사업을 벌여 왔다. 경남도 내에는 115농가가 한우지예 사육 방식에 따라 6만3000마리를 기르고 있다. 한우지예 사업단은 매달 250마리를 출하할 계획이다.

◇지역별로 ‘브랜드 한우’ 경쟁=충청남도는 ‘토바우’를 집중 육성 중이다. 올해부터 2012년까지 368억원을 들여 현재 830농가 3만9000마리에서 2012년 1200농가 10만 마리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41억원을 들여 하루 400t 규모의 ‘토바우 전용 사료공장’도 세웠다. 사료 생산단지와 송아지 생산기지를 13곳씩 만들었다. 현재 17곳인 전문 판매장을 2012년까지 400여 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27개월 이상 된 체중 500㎏짜리 한우를 초음파 검사로 1등급 판정을 받은 한우만 골라 출하한다.

전북에서는 김제·완주 등 6개 축협이 손을 잡고 지난해 6월 ‘참예우’라는 공동 브랜드를 선보였다. 현재 서울 논현점 등 10곳 전용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도 5월 한우 9000여 마리가 참여하는 ‘보들결 제주한우’라는 공동브랜드를 출시했다. 강원도에서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횡성한우·대관령한우·늘푸름한우가 생산된다. 광역 브랜드로 ‘하이록’(영서 지역), ‘한우령’(영동 지역)도 육성 중이다. 경남도 강효봉 축산과장은 “브랜드화를 통해 안전하고 품질 좋은 한우를 생산해낸다면 수입 쇠고기와 맞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장대석 기자

◇국내 쇠고기 소비량=지난해 기준으로 약 41만t. 우리 국민 한 명이 연간 약 6.5㎏씩 소비한 셈이다. 한우 농가 약 20만 호에서 전체 쇠고기 소비의 25~30% 정도를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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