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戰에 學脈이 움직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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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총선철을 맞아 여야 지도부의 숨은 고민이 후보들의 학맥(學脈)관계다.자당(自黨)후보와 상대당 후보의 학맥을 감안해 공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대체로 상대당 후보가 그 지역의 명문고 출신이면 이쪽은 가급적 비(非)명문고 출신을 공천 한다.비 명문고 출신이 은연중 갖는 명문고 출신에 대한 반감을 선거전에 활용코자 하는 것이다.이른바 「학교 등권론(等權論)」인데 반대 경우도 많다.비명문고 출신에 맞서 명문고 출신을 공천하는 방안이다.또는 제3의 방법도 있다.아예 같은 학교 출신끼리 맞대결을 붙여버리는 경우도 많다.특정학교가 센 지역이다.
부산의 경우 김영삼(金泳三)대통령 취임이후 경남고와 부산고간경합양상이 잠재해 있다.대표적인 게 동구에 내정된 한이헌(韓利憲)전경제수석의 경우.마침 부산고가 지역구에 자리잡고 있고 공교롭게 허삼수(許三守)의원도 부산고 출신이어서 2중고를 겪고 있다.이 와중에 정재문(鄭在文).유흥수(柳興洙)의원등 경기고 출신들의 「새우등」이 터질 지경이다.
대구동갑은 영남고 출신인 무소속 서훈(徐勳)의원에 대항해 신한국당(가칭)이 경북고 출신 姜신성일씨의 공천방침을 굳혔다.자민련도 영남고 출신인 현역 김한규(金漢圭.달서갑)의원을 잡기 위해 경북고 출신 박종근(朴鍾根)전경제기획원 예산 실장을 배치했다. 인천은 강우혁(康祐赫)의원의 사퇴이후 제물포고 출신 의원의 맥이 끊어지자 국민회의가 이틈을 노려 정구운(鄭求運)전국민일보 편집국장을 연수구에 공천했다.신한국당도 이에 질세라 같은 제물포고 출신 徐한샘씨를 공천했다.대전은 대전고 강 세속에 대전고 동문끼리의 싸움이 대세.
광주는 국민회의 공천을 놓고 광주일고와,광주고등 비광주일고간의 미묘한 신경전 양상.6개 지역구를 각각 3대3으로 분할하고있다가 광주일고 출신 정상용(鄭祥容)의원이 서울로 전출되자 정동채(鄭東采.사레지오고)총재비서실장과 이영일(李 榮一.광주일고)전의원간 경합이 볼만.전주에서는 신한국당이 전북대총동창회장 출신인 오탄(吳坦)의원을 겨냥해 역시 같은 경력을 가진 이현도(李鉉道)씨를 붙였다.춘천은 춘천고 출신 한승수(韓昇洙)전청와대비서실장이 갑(甲)에 내정된 가운데 을(乙)에서는 이민섭(李敏燮.서울사대부고)의원과 춘천고 출신 유종수(柳鍾洙)의원이 신한국당 공천을 놓고 붙었다.지역 정가에서는 柳의원이 공천을 받을 경우 비춘천고에서 적어도 한곳에 연합후보를 낼 것으로 보고있다. 청주는 신한국당이 자민련의 녹색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홍재형(洪在馨)전경제부총리.윤석민(尹錫民)전대한선주회장등 청주고를 집중배치하자 자민련도 이에맞서 지난 선거때 비청주고 단일후보였던 김진영(金鎭榮)의원을 재공천했다.신한국당이 고교 별 맞대결을 의식한 대표적 사례는 부여.김종필(金鍾泌.공주고)총재에대해 부여고 출신 이진삼(李鎭三)전육참총장을 공천했다.국민회의도 광주일고.광주고.전주고등 명문고 출신을 안배하는게 호남공천의 숨은 기준으로 알려진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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