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분 쪼개기 내달께 봉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서울에서 ‘지분 쪼개기’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입주권을 여러 장 받는 일이 어려워진다. 또 9월부터는 도시개발사업 지구의 땅 지분을 여러 개로 쪼개 봐야 의결권은 한 표만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앞으로 건축허가를 신청하는 60㎡ 이하 소형 다세대 주택은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으로 청산할 방침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런 내용을 담은 조례가 다음달 9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며, 조례안이 의결되면 다음달 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 등에서는 2000년부터 뉴타운 지정 후 아파트 입주권을 노린 지분 쪼개기가 성행했다. 처음에는 집 주인이 한 명인 다가구주택을 집 주인이 여러 명인 다세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식이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2003년 12월 30일부터 이렇게 용도를 바꾼 다세대주택에는 입주권을 한 장만 주기로 했다. 그러자 멀쩡한 단독주택을 헐고 다세대주택을 짓는 방식이 기승을 부렸다. 이번 조치로 인해 이 같은 ‘신축형 지분 쪼개기’도 실익이 없어진 것이다. 경기도도 서울시처럼 다세대주택 신축을 통한 지분 쪼개기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뿐 아니라 도시개발사업에서도 지분 쪼개기의 실익이 없어진다. 도시개발사업이란 전체 면적의 50% 이상이 나대지인 지역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지금은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한 공람 공고 절차를 시작하기 전에 땅 소유자를 여러 명으로 늘리면 각각의 소유자가 한 개의 의결권을 가졌다.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는 땅을 나눠 여러 사람이 소유했다 하더라도 의결권은 무조건 한 장만 주는 내용의 ‘도시개발법 시행령’을 23일 입법예고했다. 다만 토지를 구분 소유하고 있는 형태이긴 하지만, 개발구역 내에 있는 기존 아파트나 상가에 대해선 집 주인에게 각각 한 개의 의결권을 주기로 했다.

김철홍 국토부 도시재생과장은 “지분 쪼개기가 사라지면 불필요한 비용 지출과 분쟁이 줄어들어 도시개발사업이 지연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