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먹던 현역들 공천경쟁엔 '적'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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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영원한 동지는 없다」.
15대 총선의 열풍은 같은 당 의원끼리도 경쟁자로 만들고 있다.공천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각 당에선 공천을 둘러싸고 현역의원끼리 맞붙는 지역이 적지않다.전국적으로 10개 선거구에 달한다. 신한국당이 7곳으로 가장 많고 국민회의가 세곳이다.
이들은 선후배간이라도 금배지를 양보할 의사는 추호도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치열한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한국당에선 가장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 마포을이다.이곳에선 박주천(朴柱千)의원과 강신옥(姜信玉.전국구)의원이 맞붙었다.14대 당시 朴의원이 출마해 당선된 지역이지만 姜의원은 그보다 앞서 13대 때 이곳에서 당선됐다.지역구로는 姜의 원이 선배격이다.그러나 두 의원은 모두 공천을 자신하고 지역활동을 벌이고있다.둘다 당내 위상도 만만찮다.朴의원은 원내부총무고 姜의원은5.18특별법기초위에 소속돼 당의 특별법 성안에 기여했다.공천경쟁을 놓고 맞부닥친 기구한 운명 (?)에 대해 두 의원은 『지역구를 돌다보면 우연히 마주칠 때도 있다』며 서먹해 한다.
강원도 영월.평창의 김기수(金基洙)의원과 이건영(李建榮.전국구)의원,경북 구미갑의 박세직(朴世直)의원과 박재홍(朴在鴻.전국구)의원,그리고 군위.칠곡의 장영철(張永喆)의원과 이수담(전국구)의원 역시 예외가 아니다.특히 신한국당이 대 폭 물갈이를예고하고 있는 경남지역의 경우 함양.산청의 노인환(盧仁煥)의원과 권익현(權翊鉉.전국구)의원,김해의 김영일(金榮馹)의원과 박근호(朴瑾浩.전구국)의원은 제3자의 등장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는 점에서 2중고를 겪고 있다.
국민회의는 텃밭인 호남지역에서 현역의원간의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공천=당선의 등식이 성립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중 전남 장흥은 김대중(金大中)총재의 비서출신인 김옥두(金玉斗.전국구)의원과 전남에서 드물게 3선을 한 이영권(李永權)의원간에 양보없는 일전을 벌이고 있다.장흥은 인구 7만이하로 조정 1순위에 올라있다.담양.장성 역시 박태영(朴 泰榮)의원과전국구 국종남(鞠鍾男)의원간에 공천 다툼을 벌이고 있어 결과가주목되는 지역이다.
또 광주 북을에선 현재 지구당위원장인 이길재(李吉載)의원에게전국구 김옥천(金玉川)의원이 도전장을 낸 상태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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