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천상유애" TV방송 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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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댄스그룹 룰라(사진)의 신곡 『천상유애』가 표절의혹이 강하게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결국 TV방송이 보류됐다.
『천상유애』는 지난 90년 일본그룹 「닌자」가 발표한 『오마쓰리 닌자』를 상당부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있으며 PC통신등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곡.
〈본지 5일자 보도〉 이 곡은 당초 7일 SBS-TV『생방송TV가요20』(오후5시)에서 첫 소개될 예정이었다.그러나 표절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자 SBS측은 긴급회의를 열어 결국 이날 예정된 신곡소개를 취소했다.일단 SBS측은 다음주중 심의회의를소집, 표절여부를 면밀히 검토키로 했다.이와 관련,심의부 고위관계자는 『「오마쓰리 닌자」테이프와 대조해본 결과 노래가 상당부분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현재 『천상유애』는 MBC에서 심의가 통과됐으나 KBS와 가요전문 케이블채널인 m.net는 심의를 착수하지 않아 SBS의 방송유보결정은 이들 방송사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오는 11일 『천상유애』의 표절여부를 집중심의할 예정인 KBS심의운영부측은 『표절이 명백하다고 판정나면 제작사측이 재작곡을 하지않는 한 방송을 보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이텔등 PC통신 이용자들은 『표절을 넘어 「카피곡」에 가까운 노래를 방송에 소개해선 안된다』며 『방송할 경우공연장에서 반대시위등 집단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역시 표절시비에 휘말렸던 룰라의 『날개잃은 천사』도 방송위원회의 비공식조사결과 「표절곡」으로 판명난 것으로 확인됐다.방송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표절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시청자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작곡가.음대교수등 전 문가 9인에게 심의를 위촉한 결과 「표절곡」이란 의견이 우세했었다는 것. 그러나 당시 방송사들은 표절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상의 자체심의만 한뒤 노래를 방송해 방송인의 건전한 양식과판단력을 전제로 한 자율심의제도의 참뜻을 훼손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SBS심의관계자는 『요즘은 가수들이 음반출시 와 동시에방송에 출연,홍보를 극대화하는 게 일반화돼있어 사전심의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전문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투입해야 자체심의기능이 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이 가요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을 생각할때 방송사들은 표절여부에 대한 자체심의기준을 엄격히 확립,표절가요의 설땅을 없애고 순수 대중 예술인들의 창작의식을 고취해야 할 때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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