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불투명한 민주계 중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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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의 민주계라면 총재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수족이다.야당인 통일민주당을 함께한 동지들이다.수도 적다.현역의원은 22명 정도다.그런만큼 현정부 출범이후 실세(實勢)소리를 들어왔다.그런 민주계중에서도 중진급 의원중 상당수가 공천이 불투명하다.실무자들은 『당선이 어렵다』는 판정을 이미 내렸다고 한다.파문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해당 인사 가운데는 황낙주(黃珞周)국회의장도 있다고 한다.현직 국회의장이자 6선의원이다.당내 최다선이고 국회로 해도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와 이기택(李基澤)민주당고문의 7선 바로 다음이다.창원을구에서 11대 한번을 제외하곤 8대 부터 14대까지 내리 당선됐다.
그의 비중때문에 당실무차원에서 낙천을 결정하기는 어렵다.최종적으로 대통령의 결심에 맡길 계획이라고 한다.대신 黃의장이 탈락되면 교체할 조직책후보는 결정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물론 이유는 지역구에서의 당선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 문이라고 한다.당차원에서 여러차례 실시한 현지 여론조사도 그렇다는 설명이다. 장승포-거제의 김봉조(金奉祚.3선)의원도 공천이 불투명한대상자로 거론된다.그는 金대통령의 먼친척이면서 오랜 비서생활을거친 측근.그러나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에서 지역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일각에서는 金대통령의 경남지사 출마권 유를 거절한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후임으로는 김기춘(金淇春)전검찰총장.홍인길(洪仁吉)전청와대수석의 이름이 거론된다.
부산강서의 송두호(宋斗灝.2선)의원도 마찬가지.그는 金대통령의 경남고 동기로 오랜 친구며 후원자였다.宋의원은 개각 직전 출마를 포기하고 대신 보건복지부장관으로 내정됐으며 대통령과 독대까지 했으나 막판에 차질이 생겼는데 공천이 불투 명하다고 한다. 경북예천의 반형식(潘亨植.2선)의원도 대상자라는 말이 오간다.중국대사를 마치고 귀국한 황병태(黃秉泰)전의원이 「공천내정」주장을 하고 있다.예천은 선거법 협상에서 지역구가 없어질 위기에 처해있어 潘의원은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민주계인 허재홍(許在弘.부산남갑.2선)의원은 탈락이 유력하다.지역구와 조직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당내에서 받고 있다.반면 당 주변서 공천 미정 소문이 돌던 황명수(黃明秀.온양-아산)의원은 충청권의 JP바람을 막을 대안이 없 다는 점등을감안해 공천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진다.이밖에도 의외의 중진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지역의 지지율이 매우 낮게 나오거나 과거 金대통령의 민자당대표시절 「공천배제대상」으로 지목된 일부의원이 해당된다.
이처럼 여권은 민주계 정리를 통해 민정계의 물갈이에 대한 「도덕적 근거」를 확보하려는 눈치다.또한 부산.경남등의 지역에서YS의 그늘에 안주해 당선은 돼왔지만 경쟁력은 갖추지 못한 조직책을 이번에 물갈이해야 장래를 준비할 수 있다 는 계산도 한것같다.그래서 신한국당 공천의 1차 충격파는 민주계중진들의 공천탈락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그런 점에서 원외이기는 하나 金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갖고 5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김수한(金守漢)관악을위원장이 8일 불출마를 선언한다는 소식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공천이 진행될수록 2차,3차의새로운 「놀랄거리」들이 밀물처럼 계속 나올 전망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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