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선진국 지수 이번엔 편입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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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번에는 한국 증권시장이 선진국 지수에 포함될까.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은 19일 보고서에서 “신흥시장 지수에 포함돼 있는 한국 증시를 선진국 지수로 편입할지 여부를 내년 6월까지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MSCI는 이를 위해 다음달부터 글로벌 기관투자가와 한국 정부 및 감독 당국을 상대로 의견을 들은 뒤 올 연말 중간검토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 6월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한국의 선진국 지수 편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 핵 문제였다. 그러나 MSCI가 지난 1월 글로벌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북핵 문제가 ‘합격, 불합격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만 아니라면 한국을 선진국 지수에 편입하는 데 결정적 하자는 없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더욱이 한국과 함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후보로 꼽혀온 이스라엘이 이달 말부터 파이낸셜 타임스의 FTSE 지수에서 선진국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한국도 FTSE 선진국 지수에 들어갈 공산이 커 MSCI도 한국과 이스라엘을 신흥 시장에 묶어 놓기 어렵게 된다. 삼성증권 이기봉 애널리스트는 “아시아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매니저의 70% 이상이 이미 한국을 선진 시장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신흥 시장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되면 글로벌 기관투자가가 한국 주식을 더 사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글로벌 펀드 대부분이 MSCI 지수를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데, 신흥 시장보다는 선진국 시장의 투자 펀드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MSCI 선진국 시장 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은 1.7%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총 24개 국가 중 11위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이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되더라도 단기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내년 6월 MSCI가 한국을 선진국 지수에 넣더라도 실제 글로벌 펀드의 포트폴리오 조정에는 1년 정도의 시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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