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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연일 잔고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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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속철도(KTX)가 개통 초기부터 고장과 기계이상을 잇따라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한번 고장을 일으킨 열차가 재고장을 일으키기도 해 승객들의 불안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청은 4일 고장과 장애를 일으킨 열차 및 기기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철도청 관계자는 "주로 전력공급장치에 이상이 생기면서 고장이 난 것 같다"며 "고속열차 제작사와 공동으로 정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고장이 너무 잦다=지난 3일 오전 6시25분 서울을 출발해 부산으로 가던 KTX 제13호 열차는 천안.아산역 인근에서 고장을 일으켜 시속 170㎞ 이하의 저속으로 운행했다. 이 열차는 고속철 개통 후 처음으로 지난 1일 오전 10시20분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다 대전역에서 고장이 나 운행을 중단했던 열차다. 당시 이 열차에 탔던 승객 130여명은 대전역에서 다른 고속철로 갈아탔다.

같은 고장을 두번 일으킨 KTX 제13호 열차는 프랑스 알스톰사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만든 고속열차다. 철도청은 제작상태.운영시스템 등 다각적인 차원에서 결함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 2일 오전 10시50분쯤에는 천안.아산역 구내의 전선에서 까치집이 발견돼 이를 치우느라 열차 4대의 운행이 지연됐다.

◇새마을호 승객도 불만=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고속철 개통 이후 운행 횟수가 줄어든 데다 정차역이 늘어났다. 경부선 새마을호는 하루 18회에서 7회로 줄었다. 또 서울~부산 구간에서 7번 정차하던 것을 지금은 최고 17번이나 서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부산의 경우 새마을 운행시간이 30~40분 늘어났다. 그런데도 요금은 내리지 않아 승객들이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다. 철도청은 철도요금이 운행시간이 아니라 거리를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 시설 외면=현재 운행 중인 고속철 차량에는 장애인이 휠체어를 탄 채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이 두곳에 불과하다. 그것도 돈을 더 내야 하는 특실에만 있다. 또 출입구에 휠체어 전용 리프트가 없어 역무원이 직접 들어줘야 탈 수 있다. 객차 내부에선 통로가 좁아 휠체어를 탄 채 화장실을 가기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장애인 단체들은 전용석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철도청은 "새로 제작하는 열차에 반영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전=김방현 기자,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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