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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같은 국산 쏟아져 나온다-브랜드도 국적파괴 바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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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해초 국산담배 「오마 샤리프」가 처음 나왔을때 많은 사람들이 『새로 나온 양담배인가』하고 생각했었다.화장품 또는 의류광고를 접했을 때도 국산제품인지,수입브랜드인지 구별이 안가는 것들이 많다.이른바 「국적파괴 브랜드」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브랜드들은 흔히 모(母)브랜드라 할 메이커이름은 감추는대신 광고.디자인.가격.품질 등에서 로컬 브랜드와는 차별화를 추구한다.
출시때부터 외국광고모델을 주로 쓰고 디자인을 한층 고급화시켜마치 외제와 같은 이미지로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한다.
오마 샤리프는 2년전부터 중동지역에 수출만 되던 담배였으나 담배인삼공사가 국내 최다 소비 수입담배인 「마일드 세븐」(일본)에 맞서 전략적으로 내놓은 국산품.
이를 위해 브랜드 이름.디자인 작업 등을 전문업체에 맡기고 미국산 황색종 엽연초를 가미,맛도 더 좋게 해 국산담배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 던졌다.
이같은 브랜드국제화가 적중,발매 10개월여만인 요즘 21종의국산담배 판매량중 16%인 월 5,750만여갑이 팔려나가 효자상품 노릇을 하고 있다.
브랜드 국적파괴에 대해 마케팅전문가들은 『국산품애용을 외치던시대와는 판이해진 시장환경에 따른 당연한 추세』라며 소비자들은이미 앞서 개방화돼 있다고 지적했다.지난해 10월 출시된 이지업 화장품(LG화학)은 국산화장품중 대표적인 국적파괴 브랜드로꼽힌다. 영어발음의 브랜드네임과 미국의 하이틴스타 섀넌 도허티를 모델로 한 광고 등으로 외제화장품과 거의 구별이 안되는 제품이미지를 확산시켜 1년만에 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최근 5년이래 최고의 급성장 브랜드로 올라섰다.
게스.캘빈클라인 등 외제 브랜드들이 판치는 국내청바지 시장에서 올해 국산브랜드로는 드물게 히트한 「GV2」도 미키루크.키스마틴 등을 모델로 한 고급스런 느낌의 광고 등으로 브랜드의 로컬성을 불식시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 다.
이장희(李章熙)능률협회 마케팅전문위원은 『브랜드국제화가 단순히 외국모델을 쓰거나 외제품 수준의 고가전략 등으로 잘못 나타나기도 하지만,그것만으로는 소비자 니즈(Needs)를 충족시킬수 없어 금방 도태된다』며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 의 고급화 노력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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