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종문화회관 뒤덮은 록 열기-김종서 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세종문화회관이란 훌륭한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오는 게 아니잖아요.그동안 음악하는곳에서 공연을 못하고 운동경기하는 곳에서 노래를 불렀었거든요.
』 24일 록 가수로는 처음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김종서.그는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체육관에서 공연할 때와는 소리의 질에서 천양지차가 나더라』며 『앞으로도 대중가수들에게 문호가 활짝 열렸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
2회에 걸쳐 열린 그의 공연은 좌석 4,000석이 꽉 찼다.
10대 「오빠부대」에서부터 연말에 모처럼 전문공연장에서 열리는록공연을 즐기려는 30대 팬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이 공연을 즐겼다.
김종서도 이에 화답하듯 그의 히트곡들과 『보헤미안 랩소디』『로큰롤』등을 열창했다.초유의 세종문화회관 공연에 긴장한 탓이었을까.공연초반 그의 목소리가 저음부에서 간혹 갈라져 나오긴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모습을 찾아갔다.김종서와 신 윤철(기타).김민기(드럼).김영진(베이스)등 쟁쟁한 1급 연주자들이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 「더 팀」의 연주도 손색이 없었다.
『역시 전문음악당이라 그런지 잔향이 전혀 없고 소리의 감이 월등하더군요.체육관에서 공연하다보면 실제 연주소리가 메아리로 반사되는 소리와 섞여버리는데 그 때문에 박자가 틀릴 때도 많아요.』 김종서는 또 『무대에서 정돈된 객석 전체를 한눈에 보면서 연주할 수 있어 관객과의 교감이 훨씬 충실했다』고 말했다.
『클래식이나 재즈.록음악 모두 대중의 정서에 도움이 되긴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음악에도 일정한 「역할분담」이 있거든요.
「클래식=고급,대중음악=저질」이라는 편견은 정말 억울합니다.』김종서는 『내가 이번 공연에서 실패하면 다른 가수들에게 이런 기회가 오기 힘들 것같아 긴장한건 사실』이라며 『대중음악 전용공간이 한두개쯤만 생겼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고 덧붙였다.
예영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