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유가가 전례 없이 급등한 특수 상황을 감안해 화주인 제조업체와 무역업계가 개별 운송사와 적극적으로 운임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운송료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원자재가 상승과 환율 불안으로 수출채산성이 나빠지는 등 기업 경영이 어렵지만 고통을 분담해 경제를 정상화해 달라”며 정부에는 유류세 인하를 요구했다.
“급한 건 표준요율제가 아니라 (화주와 정부가) 운송료와 정부 지원 문제를 양보해서 화물차주들이 일단 현장에 복귀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화물 차량의 공급 과잉과 물류의 다단계 구조 같은 구조적 문제가 쌓여 있다”며 “이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강구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형 화주인 현대·기아차 측은 화물연대와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이 회사의 물류를 맡고 있는 글로비스는 18일 화물연대 울산지부와 직접 협상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글로비스의 1차 하청업체 대표들이 협상을 했지만 별 진전이 없자 직접 나선 것.
글로비스 관계자는 “유가 급등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화물차주의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하고 조속한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하겠다”며 “글로비스 내 차 배송 담당 최고 중역이 직접 참석해 경유값 인상분을 어느 정도 반영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르노삼성과 포스코가 시행 중인 유가연동제 계약에 대해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표준요율제에 다 녹일 수 있는 문제”라며 도입에 난색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대신 운송을 끝내고 공차로 돌아오는 일이 없도록 왕복 운송률을 높여 주는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9일 이후 자동차 운송 중단으로 인해 수출 및 내수 판매에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으며, 회사 직원들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접 운송에 나서기도 했다.
안혜리·심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