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화주들이 운송료 올려줘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이희범(사진) 한국무역협회장이 17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화주들이 운송료를 인상해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를 빨리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무협은 무역업체들과 화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경제단체다.

이 회장은 “유가가 전례 없이 급등한 특수 상황을 감안해 화주인 제조업체와 무역업계가 개별 운송사와 적극적으로 운임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운송료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원자재가 상승과 환율 불안으로 수출채산성이 나빠지는 등 기업 경영이 어렵지만 고통을 분담해 경제를 정상화해 달라”며 정부에는 유류세 인하를 요구했다.

“급한 건 표준요율제가 아니라 (화주와 정부가) 운송료와 정부 지원 문제를 양보해서 화물차주들이 일단 현장에 복귀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화물 차량의 공급 과잉과 물류의 다단계 구조 같은 구조적 문제가 쌓여 있다”며 “이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강구해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형 화주인 현대·기아차 측은 화물연대와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이 회사의 물류를 맡고 있는 글로비스는 18일 화물연대 울산지부와 직접 협상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글로비스의 1차 하청업체 대표들이 협상을 했지만 별 진전이 없자 직접 나선 것.

글로비스 관계자는 “유가 급등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화물차주의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하고 조속한 타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하겠다”며 “글로비스 내 차 배송 담당 최고 중역이 직접 참석해 경유값 인상분을 어느 정도 반영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르노삼성과 포스코가 시행 중인 유가연동제 계약에 대해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표준요율제에 다 녹일 수 있는 문제”라며 도입에 난색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대신 운송을 끝내고 공차로 돌아오는 일이 없도록 왕복 운송률을 높여 주는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9일 이후 자동차 운송 중단으로 인해 수출 및 내수 판매에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으며, 회사 직원들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접 운송에 나서기도 했다.

안혜리·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