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내생각은…

다문화가정 자녀 사회가 보듬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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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선생님, 오늘 학교에서 혼자 많이 울었어요. 나는 얼굴도 다르게 생겼고 피부도 새카만 외국인이라 놀이도 잘 못 한다고 친구들이 모두 놀기 싫다고 했어요”

결혼 이민자의 자녀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수희가 커다란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한 말이다. 여덟 살 아이가 세상 다 산 어른처럼 하는 말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 남자와 외국인 여자의 결혼 건수는 연 평균 3만 건이 넘는다고 한다. 전 세계도 국경 없는 사회로 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정책을 통해 다문화 가정 이해하기에 애쓰고 있지만 그 자녀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과 세부 계획이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외국인과의 결혼은 계속 늘 것이다. 이런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토닥거려 우리 속에 동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교 당국의 선생님들은 아이들께 다문화 사회의 필요성에 대해 잘 가르쳐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왜 우리는 피부색이, 언어가, 문화가 다른 민족과도 차별 없이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영어가 필요해 영어를 배우듯이 베트남어가, 중국어가, 일본어가 우리에게 꼭 필요할 때가 오리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다문화 가정의 장점을 살려 함께 사는 방법도 아이들과 토론해 보면 좋은 교육이 될 것이다.

조필련 울산시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 아동양육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