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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 논란 '영부인 비하'발언 MBC 원본 테이프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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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탄핵 찬성 집회에서 나온 '대통령 영부인 비하' 발언을 방영한 MBC가 ' 왜곡 편집' 논란이 일자 2일 원본 테이프를 공개했다. 이에 앞서 현장을 지켰다는 CBS 최철 기자는 "본질을 외면한 편집이 네티즌들을 선동한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본지 3월 31일자 10면 보도>

이날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이 내보낸 화면에서 송만기씨는 문제의 권양숙 여사 부분을 이렇게 전개한다. "남사장(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누구 때문에 죽었습니까 …대통령이 방송에서 굽실거리지 말라 하고…제가 만약 방송에 나와 '고등학교도 안 나온 여자가 국모 자격이 있습니까'라고 말했다면…권여사가 어떻게 하겠습니까. 언어살인입니다. …" 이어 그는 청중이 욕을 하자 "우리 민주 시민인데 욕하지 맙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달 26일 방송에선 국모 자격 운운 부분과 욕설을 주고 받는 장면만 전파를 탔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거친 말을 할 만큼 해 놓고 '이렇게 말하면 되겠습니까'라고 하면 되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宋씨는 "발언의 앞뒤를 잘랐음이 입증돼 다행이다"면서도 "하지만 오늘 방송에서 본질과 관계없는 내용까지 내보내 나를 두 번 죽였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가자 MBC 인터넷 게시판에는 서버가 여러 차례 다운될 정도로 시청자 의견이 쇄도했다. 게시판 운영자의 욕설 자제 경고에도 불구하고 원색적인 비방이 난무해 원본 공개에 따른 논란과 파장이 오히려 증폭되는 느낌이었다.

"오해의 여지가 많을 것 같은 부분만 일부러 골랐다"(이서영), "MBC 잘못이 명백한 것 같은데 왜 사과를 안하고 오만한 태도를 유지하는지 모르겠다"(김영호), "송만기씨를 오해해서 죄송하다"(김경희) 등 MBC의 편집이 왜곡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은 반면 "원본 보니까 송씨가 더 싫어진다"(이현수), "시청료를 MBC에 내고 싶다"(최경수) 등 송씨를 비난하거나 MBC를 칭찬하는 의견도 팽팽했다.

또한 "송씨의 수준 이하의 발언은 방송돼선 안됐다. 일부 신문이 편집을 따지더라도 묵과해야 했다"(김백윤), "MBC는 아무리 억울했어도 저런 비열한 사람의 언행을 방송에 내보내지 말았어야 했다"(송명수) 등 재방송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제기됐고 일부 네티즌은 유시민 의원을 정신병자로 지칭한 발언이나 이혼 관련 발언을 공박하기도 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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