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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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이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있는 동중국해에서 천연 가스전을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6일 보도했다. 공동개발 지역은 일본이 주장하는 중·일 중간선의 중국 측 해역에 있는 춘샤오(春曉·일본명 시라카바) 주변 가스전 등 3개 지역이다. 양국 정부는 이번 주 중 공동 개발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지역은 모두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중국해 남부의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주변 해역에 자리 잡은 천연 가스전이다. 이 가운데 춘샤오 주변은 중국이 이미 독자적으로 개발을 시작했으며, 일본은 자본을 출자해 공동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른 지역들도 개발 비용을 분담한 후 개발 이익을 양국이 출자 비율에 맞춰 나눠 갖기로 했다. 여러 국가가 천연자원을 공동 개발하는 경우에는 대상 해역의 주권국가가 유리하게 이익을 배분하는 것이 관례지만 영토 분쟁이 있는 지역인 만큼 출자 비율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일본은 이들 지역이 중국 측 해역에 들어가 있지만 중·일 중간선에 일부 걸쳐 있다는 이유로 2005년부터 공동 개발을 주장해 왔다. 중국은 춘샤오에서 일본의 공동개발권을 인정한 만큼 일본 측 해역에 대해서도 공동개발을 요구하기로 했다.

양국 간 최대 현안이었던 영토 분쟁 지역 내 가스전 개발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전략적 호혜관계의 포괄적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중국은 일본의 영유권 주장은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영유권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동중국해 가스유전 개발=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하고 있는 동중국해 댜오위다오 주변에서 발견된 가스유전. 중국이 경계선 주변에서 개발에 나서자 일본은 해저로 연결된 부분을 통해 일본 자원이 없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공동개발을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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