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이이모"31일 막내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SBS-TV 주말극 『옥이이모』가 오는 31일 3시간 연속방영을 끝으로 7개월 반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아쉬움을 남긴채 안방극장을 떠나는 『옥이이모』는 그동안 드라마의 내용뿐만 아니라 출연자.연출자.작가들의 개성있는 면면 때문에 많은 화젯거리를 낳은 작품이다.농촌을 배경으로 한 어느 드라마보다도 깊은 서정성을 갖춘 명작으로 꼽힌다.
『옥이이모』의 극중무대는 경상남도 합천(실제 촬영장소는 충남온양 민속마을).이곳을 배경으로 3대를 걸쳐 살아가는 성씨 일가의 한많은 삶이 이야기의 큰 줄기를 이뤘다.타이틀롤인 「옥이이모」(옥소리 분)는 유복자만 둘을 키우면서 영락 한 집안(성씨 집안)의 살림을 일구는 억눌리고 불우한 여인으로 묘사됐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방영초기 옥이이모의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해 「빛나는 조연」들이 한몫하는 진풍경을 보여줬다.이때각광받은 인물이 정종준이 열연한 박달수 선생을 비롯해 삼촌(주현),상구.복태.학교 등 어린이 3총사들이었다.
특히 시종 내레이션을 통해 관찰자적 입장에서 극의 진행을 도운 상구는 옥이이모에 버금가는 비중있는 역할로 성장,작품의 무게중심이 됐다.
『옥이이모』의 성공은 작가와 연출가(성준기)의 독특한 색깔과개성이 잘 조화를 이룬 결과라는데 또한 이론이 없다.『세상에 악한 사람은 없다』는 작가(『서울의 달』을 쓴 김운경)의 인물관과 세심하면서도 진중한 연출자의 연출스타일이 빚어낸 「노스탤지어」의 정화(精華)인 셈이다.
다음주 방영될 마지막회는 무리없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상구와미순의 결혼이 하이라이트.박달수선생이 주례로 오랜만에 재등장,『인생은 광활한 우주를 떠도는 한조각 배와 같다』며 의미심장한주례사를 한다.푸줏간 장사장의 끈질긴 구애를 받던 옥이이모는 결국 성씨일가 식구로 남는다.
정재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