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축구 최종예선 같이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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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박주영의 축하를 받고 있는 김두현<右>. [아슈하바트(투르크메니스탄)=뉴시스]

한국 축구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 도달했다. 경기 내용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통과해 최종 예선에 나서게 됐다. 같은 조의 북한과 동반 진출해 모양새도 좋다.

한국은 15일 새벽(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조 5차전에서 김두현(26·웨스트브로미치)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 앞서 북한이 요르단을 2-0으로 눌러 남북은 남은 맞대결 결과에 상관없이 최종 예선 진출 티켓을 확보했다. 3조 1위를 가리는 남북한 경기는 2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1조의 중국이 탈락한 가운데 15일 현재 남북한을 포함해 8개국이 최종 예선행을 확정했다. 호주와 바레인·일본·우즈베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이란이다. 10개국이 결정되면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7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최종 예선 조추첨을 한다. AFC는 6월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 따라 호주(1번 시드)와 한국(2번 시드)을 1번 포트에 넣었다. 따라서 한국과 호주는 A, B조로 갈라져 맞대결을 하지 않는다. 이란(3번 시드)과 사우디아라비아·일본(이상 4번 시드)은 2번 포트에 배정됐다. 사우디와 일본은 추첨을 통해 한 팀이 3번 포트로 내려간다. 따라서 한국은 이란·사우디·일본 중 한 팀 또는 두 팀과 만나게 된다. 중동 팀에 유난히 약한 한국으로서는 이란·사우디와 같은 조에 묶일 경우 모래바람 속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최종 예선은 9월 6일부터 2009년 6월 17일까지 10개월간 펼쳐지며 같은 조 5팀이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총 여덟 번의 경기를 치른다.

15일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는 부상 중인 박지성(맨유)을 대신해 투입된 김두현이 펄펄 날았다. 김두현은 전반 12분 통쾌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35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종료 직전 페널티킥으로 각각 골을 넣었다.

승리는 했지만 3차 예선에서 보여준 불안한 전력으로는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이 3차 예선 5경기에서 10골을 넣었지만 약체 투르크메니스탄전(7골)을 빼면 한 경기에 한 골을 기록한 셈이다. 상대국이 모두 FIFA 랭킹 100위권 밖의 팀이었음을 감안할 때 득점력이 너무 떨어진다. 이를 의식한 듯 허정무 감독은 골 결정력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그는 “최전방 공격수 자리가 가장 걱정이다. K-리그에서 잘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신영록·서동현·하태균 등)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며 변화를 예고했다.

아슈하바트=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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