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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27代 예술원 회장에 선임된 시인 조병화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문화정책 자문이라는 설립 취지에 걸맞게 남은 힘을 다하겠습니다.』 한국 최고의 문화예술 자문기관인 예술원 제27대 회장에 지난 19일 선임된 시인 片雲 趙炳華(74)씨는 깊은 잠에빠진 예술원의 위상 회복을 첫번째 과제로 꼽았다.
올해로 창립 41돌을 맞은 예술원은 문학.미술.음악.영화등 예술 각 분야에 뚜렷한 공적을 남긴 원로들을 예우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대가(大家)들의 창작지원은 물론 노도(怒濤)처럼 밀려드는 외국문화 앞에서 우리의 문화적 자존심을 지 켜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소리를 내지 못했던게 예술원의 현실.이에 「예술원은 양로원」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신임 趙회장은 이같은 상황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법에 명시된대로 예술원은 예술진흥에 관한 정책자문 및 건의활동을 활발히 전개해야 합니다.그러나 정책자문은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지요.정부에서도 형식적인 요청만 반복,실제로 예술원 입장이 반영된 적이 거의 없어요.원로들의 경륜을 제 대로 활용하는 체제를 위해 당국과 회원들의 다리 역할을 떠맡겠습니다.』 趙회장은 우선 예술원 지원수준을 높여줄 것을 요구했다.법제상 외부 후원금 없이 단지 정부예산에 의존하기 때문에 한달에 60만원씩 지급되는 수당으로는 회원들의 왕성한 동참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최근 42번째 시집 『시간의 속도 』를 상재한 趙회장은 『학생시절 럭비로 단련된 체력 덕분에 창작과 예술원 업무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며 『이번이 문화계에 대한 마지막 봉사의 기회라고 생각,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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