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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식 5연승출격] '펀치는 겁 안나' 윤동식 독점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암바의 달인' 윤동식이 5연승에 도전한다. 윤동식(35, 팀 윤)은 오는 15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리는 '드림(DREAM)4 미들급 그랑프리 2회전'에서 데니스 강을 꺾은 게가드 무사시(22, 네덜란드)와 격돌한다. 이번 경기는 그에게 있어 5연승을 이어 가느냐, 데니스 강을 꺾은 무사시를 이겨 한국 파이터의 자존심을 세우느냐 하는 중요한 의미의 경기다.

지난 11일 오전 팀 윤에서 가진 엠파이트와 단독인터뷰에서 윤동식은 "평소와 다르지 않다. 부담 없이 경기하겠다"며 "이기고 있는 선수, 강한 선수와 싸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동식이 출전하는 '드림4 미들급 그랑프리 2라운드'는 오는 15일 오후 4시30분 케이블채널 XTM에서 생중계된다. 이날 대회에는 '이태현 vs. 알리스타 오브레임', '김태영 vs. 젤그 갈레시치' 등의 경기가 준비되어 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 경기이 며칠 안 남았다. 소감은 어떤가?
▲ 그냥 무덤덤하다. 별로 긴장되지는 않다.

- 긴장을 별로 하지 않는 스타일인 것 같다.
▲ 그런 것 같다. 평소에도 맥박수가 1분에 40정도다. 경기 때가 되면 60을 넘어가기도 한다.

- 가장 높았던 맥박수는?
▲ 80 정도?

- 멜빈 마누프 경기 때 가장 높았겠다
▲ 아니다. 그때는 오히려 별로 긴장이 안됐다. 내가 잃을 것이 없는 경기였다.

- 솔직히 조금 무섭지는 않았나?
▲ 별로 그렇지 않았다. 그것보다 난 다른 이유 때문에 마누르와의 경기를 하지 않으려 했다.

- 무슨 이유인가?
▲ 대기실에서 몸을 풀고 붕대를 감으려 했는데 못 감게 했다. 원래 손에는 붕대를 잘 안 감지만 발목과 엄지발가락에는 한다. 그런데 그 때는 못하게 했다.

- 붕대를 못감게 했다고? 별로 큰 이유 같지는 않은데...
▲ 아니다. 나는 발의 중심축인 엄지발가락과 발목을 조여조는 느낌이 없으면 이상하게도 힘을 못 쓴다. 기분도 좋지 않다. 그래서 대기실에서 경기를 하느냐마느냐 옥신각신 했었다.

- 그래도 결국 경기를 했고 기분 좋게 이겼다
▲ 전환점이 되는 경기였다. 그 경기 후 내가 타격을 피하는 센스가 있는 것 같다고 느끼게 됐다.

- 반사신경이 좋다는 뜻인가?
▲ 그렇다기보다는, 고개를 이리 숙이고 저리 숙이면 펀치가 다 빗나간다. 멜빈戰에서도 자세히 보면 정타는 없고 모두 스치듯 맞은거다.

- 생각해보니 슌고를 제외하면, 승리를 거둔 선수가 모두 그라운드 보다 타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 맞다. 이것저것 골고루 하는 사람보다는 한 가지에 특화되어 있는 선수가 상대하기 편하다.

- 이번 상대인 무사시도 타격에 강점이 있다. 역시 편한 마음일 것 같다.
▲ 쉽지는 않을거다. 하지만 큰 걱정은 없다. 사실 1회전에서 붙고 싶었던 선수가 무사시였다.

- 그런데 1회전은 슌고랑 싸웠다. 무슨 일이 있었나?
▲ 무사시랑 붙고 싶다고 드림 측에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결국 결정된 건 슌고였다.

- 슌고가 싫었나? 아니면 슌고를 까다롭다고 여겼었나?
▲ 참가 선수들 중 가장 까다롭다고 생각했었다. 같은 유도 베이스에, 안 그렇게 보이지만 타격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일본인이었다. 일본인은 판정까지 가면 골치 아프다.

- 타격이 많이 향상돼 보였다.
▲ 사실 타격을 더 많이 하려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화가 너무 많이 나서 타격전을 하려고 손에 안하던 붕대까지 단단히 감았다.

- 그런데 왜 못했나?
▲ "타격전으로 간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대단해, 멋져'이러면서 부추기길래 열심히 주먹도 휘두르고 몸도 풀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팔도 저리고 피도 안 통하고(웃음). 그래서 붕대를 풀었다.

- 아무튼 그날 경기는 멋졌다. 운영적인 면에서도 좋았다.
▲ 일본인이라서 '판정을 가면 지겠구나'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사실 그날은 지지 않는 경기 운영을 한거다. 자세히 보면 주먹도 크게 휘두르지 않았다. 상위포지션을 잡은 다음에도 포지셔닝에만 중점을 뒀지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 1분 정도만 남아도 뒤집히게 되면 판정에 상당히 불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조심조심했다. 30초 정도 남았을 땐 '이젠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적극적으로 들어갔다(웃음)

- 무사시 이야기를 해보자. 지난 데니스 강 경기는 봤나?
▲ 경기 중엔 병원 가느라 보지 못했고 나중에 봤다. 그 경기는 무사시가 잘했다기보다는 데니스 강이 실수한거다. 데니스 강 정도의 선수라면 그 정도 기술은 쉽게 빠져나갔어야 하는데, 그날의 데니스 강은 이상해보였다. 팔을 잡힌 다음에도 허리를 들거나 하면서 빠져나갈 틈이 많았는데 그러지 않았다.

- 데니스 강을 꺾은 선수라 더 꺾고 싶겠다.
▲ 물론 그런 것도 있다. 항상 이기는 선수, 강한 선수하고만 싸우고 싶다. 무사시가 좋은 선수이기도 하고.

- 감량은 잘했나?
▲ 전혀 문제없다. 20년 동안 해오던게 감량이다(웃음)

- 전략이 있다면?
▲ 특별한 전략은 없다. 난 원래 전략 없이 본능적으로 대처한다. 물론 무사시가 타격이 좋긴 하지만, 내가 유도출신에다가 넘기는 것을 잘하니까 마음 놓고는 들어오지는 못할 것이다.

- 무사시를 이기게 된다면 누구랑 싸우고 싶나? 자카레? 밀러?
▲ 누구라도 상관없다.

- 최강 주짓떼로 자카레는 어떤가?
▲ 잘 모르겠다. 생각해본 적 없다. 하지만 자카레랑 붙는다면 내 그라운드를 시험해본다는 각오로 해보고 싶다. 둘 중 누가 그라운드에서 더 쎈지 시험해보고 싶은 거다. 유도가와 주짓떼로의 대결으로서.

- 유도와 주짓수의 그라운드가 차이가 많은가.
▲ 난 오히려 유도의 그라운드가 좋다고 생각한다. 주짓수는 자세히 보면 포지셔닝에 많이 신경을 쓰고, 균형이 좋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잡아 꺾는 것 자체는 유도 출신 선수들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 결승전엔 누가 오를 것 같은가?
▲ 생각해본 적 없다.

- 한번 생각 해봐라. 본인을 제외한다면 누가 오를 것 같은가
▲ 음... 사쿠라바!

- 그 이유는?
▲ 친하니까(웃음).

- 사쿠라바 빼고 다른 선수는?
▲ 음... 무사시(주위에서 폭소)? 아아... 나를 이겨야 되는구나.

- 그건 윤선수가 져야 된다는 뜻이다... 다른 선수는 없나?
▲ 그럼 젤그 갈레시치 정도로 해두자. 사실 경기 때엔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 마음가짐이 편해보여 참 좋다. 오늘 인터뷰 정말 수고 많았다. 끝으로 무사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음... 젊은이, 살살 좀 하게?(웃음)

최진호 기자(dob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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