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핸드볼 GK 문향자 올림픽 2연패 숨은 공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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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동네북」.핸드볼 골키퍼의 딴 이름이다.핸드볼 한 경기에 평균 50개씩의 강슛 세례를 받아야 하고 이중 60~70%가 골네트를 흔든다.그러나 한국의 수문장 문향자(23.광주시청.사진)는 다르다.지난 16일 덴마크와의 준결승전에서 문향자는 상대방이 내려꽂는 54개의 슛 중 무려 23개를 막아냈다.방어율 43%. 문향자가 선방한 단 몇개의 슛이 경기마다 상대방의 기를 꺾어 한국을 우승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문향자는 반사력이 뛰어나며 상대슈터의 방향을 잘 읽는 천부적인 골키퍼다.무엇보다 상대 공격수와의 1대1 노마크 위기에서도「동네북」신세를 두려워하지 않는 두둑한 배짱이 장점.불과 1 앞에서 대포알처럼 터지는 핸드볼 공에 얼굴을 맞 고도 다시 골문을 지키는 투혼엔 그보다 덩치가 훨씬 큰 유럽 골키퍼들도 혀를 내두른다.
문향자는 92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두각을 나타내 한국의 올림픽 2연패에 1등공신 역할을 했다.175㎝,68㎏.등번호 1번답게 대표팀의 맏언니 역할도 겸하고 있다.
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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