證安기금 채권매도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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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주식시장 개입을 위한 실탄 확보용인가 아니면 보유채권의 이익실현 차원인가.증안기금이 18일 보유중인 채권 매도에 나서는 등 오랜만에 움직인 것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때마침 주가가 연일 급전 직하,새로운 매수세력의 등장을 목말라하고 있는 증권가에선 증안기금의 행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증안기금을 관리하고 있는 증권금융은 이날 94년 하반기에 발행된 회사채.금융채 경과물을 중심으로 700억원 어치 정도의매도 주문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후장 중반까지 주문물량중 580억원어치의 매매가 체결됐다고 밝혀 물량이 거의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
증안기금 이준상(李俊相)위원장은 채권 매도에 대해 『채권시장안정을 위해 공급물량도 늘리고 채권 가격이 많이 오름에 따라 평가익도 실현시키기 위한 다목적용』이라며 『채권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매각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안기금은 4조1,000억원어치의 주식과 1조7,000억원정도의 현금및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회사채와 금융채 보유물량만도 5,500억~6,000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에대해 『채권금리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증안기금의 채권시장 개입은 명분이 없다』며 『주식 매수자금확보를 위한 현금화 과정이 아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증안기금과 재경원 관계자들은 『증시가 붕괴되는 상황이라면 개입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내년 5월로 예정된 증안기금 해체를 앞두고 주식물량을 늘리기엔 어려움이 있고 원칙적으로 정부의 증시개입이 바람직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증시상황을 주시해 개입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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