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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희망 이야기] 봉사 모임 '따자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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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 전북 익산시 덕기동 ‘영산의 집’을 찾은 ‘따자모’회원들이 정신지체 장애아들과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신지체 1급의 중증 장애인 40여명이 생활하는 전북 익산시 덕기동 '영산의 집'에 지난달 28일 20여명의 젊은이가 찾아왔다.

이들은 장애인들과 운동장에 나가 농구.술래잡기.풍선놀이 등을 하면서 즐거운 한나절을 보냈다. 박상훈(23.공익요원)씨는 "친구들이 봄 나들이를 가자고 유혹했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더 보람찬 일이라고 생각돼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 봉사활동을 나왔다는 대학생 양월운(22.여)씨는 "장애인들과 금방 친해지는 걸 보니 봉사자들의 가슴이 모두 따뜻한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곳을 찾은 젊은이들은 인터넷 카페 '따자모'(cafe.daum.net/korealovecom)의 회원들. 따자모란 '따뜻한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의 줄임말로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에 봄바람 같은 온기를 불어넣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모임이 만들어진 것은 2000년 12월. 현 회장인 박성복(31.회사원.전북 익산시)씨가 대학시절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다음'에 카페를 개설했다. 처음 한달간은 회원이 5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다음 측이 '우수 카페'로 선정하면서 회원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북에만 2000여명, 전국적으로는 1만5000여명이 활동 중이다.

대부분 20~30대 학생과 직장인들로 구성됐으며, 토.일요일에 지역별로 사회복지시설이나 양로원 등을 찾아간다. 평일에는 인터넷을 통해 봉사 활동 과정의 에티켓 등을 가르치기도 하고, 현장에서 겪었던 어려움 등을 털어놓으며 개선방향을 찾기도 한다.

일년에 한두 차례는 일일 호프.계란 판매 등 수익사업도 한다. 익산에서는 지난해 이렇게 번 돈으로 10여명의 소년소녀 가장 집에 보일러를 놔주기도 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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