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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대결서 유창혁 꺾은 루이나이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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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녀'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이 지난달 28일 유창혁9단을 2대1로 꺾고 맥심커피배입신연승최강전 우승컵을 따냈다. 2000년 조훈현9단을 누르고 국수전에서 우승했던 루이9단이 4년 만에 다시 한번 남자와의 결승전에서 승리한 것이다. 성대결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남성 최강자와 핸디캡 없이 맞대결해 승리한 사람은 바둑의 루이나이웨이가 유일하다. 다음은 루이9단과의 일문일답.

-우승을 축하한다. 올해로 서울 생활 몇년째인가.

"4월 9일이면 만 5년이 된다."

-5년간의 생활을 돌아본다면.

"바둑은 점점 하향곡선이지만 시합을 하며 이렇게 사는 게 행복하다. 팬들도 많고 기사들, 한국기원 직원들 모두가 잘해줘 늘 감사하며 산다."(그녀는 서울에 오기 전 10년간 대회참가를 거부당한 채 일본.미국을 떠돌았다)

-어려운 점도 있을 텐데.

"한국어 실력이 아직 부족해 괴롭다. 예를 들면 신문에 탄핵정국이 연일 보도되는데 무슨 뜻인지 몰라 답답하다. 또 한국과 중국은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자동차 운전이 너무 거칠다는 느낌이다."

-여성대회 불패를 기록하다가 몇달 전 조혜연.박지은 두 젊은 여성기사에게 잇따라 졌다. 그때의 심정은.

"조혜연5단에게 두번, 박지은5단에게 한번. 세번의 결승전을 모두 졌다. 언젠가 나이들어 지면 괴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닥치고보니 이상하게 덤덤했다. 남편(장주주9단)도 당신은 갈수록 내려가고 한국 여성들은 갈수록 올라가니 어떻게 이기겠느냐고 질책성 위로를 해줬다. 지난 겨울 연속 독감에 걸렸지만 패전이 건강 때문만은 아니다."

-유창혁9단에겐 이겼는데….

"오랜만의 우승이라 기뻤다. 승부를 떠나 유창혁9단과의 결승전 자체가 기쁘기도 했다. 부인을 잃은 유9단이 하루빨리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를 기원한다."

-중국으로 돌아갈 계획은 없는가.

"현재는 꿈도 꾸지 않고 있다. 이렇게 많은 대회에 참가 기회가 주어지는데 왜 가겠는가."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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