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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cover story] 과학자들은 어떻게 보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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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지구 말고도 우주 어딘가에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있을까. UFO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존재 말이다.

실제 과학자들은 "인간 이외에 또 다른 지능적 생명체가 어느 행성엔가에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우리 은하계에는 지구처럼 생명이 탄생하기에 적절한 온도와 환경을 갖춘 행성이 100억개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우주에는 우리 은하계 같은 은하가 1000억개쯤 있다. 결국 우주에는 지구 같은 행성이 1,000,000,000,000,000,000,000개 정도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 많은 행성 중에 유독 지구에만 높은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무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UFO는 외계인이 타고 머나먼 우주공간을 가로질러 온 우주선일까.

이에 대한 과학자들의 견해는 부정적이다.

경희대 김상준(우주과학)교수는 "외계에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있다는 것과, UFO에 외계인이 타고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라고 말한다.

우선 넓디 넓은 우주에서 지구를 찾아낼 확률이 극도로 적다는 것. 실제 지구의 과학자들도 1960년부터 거대한 전파망원경을 동원해 외계 생명체가 냈을 법한 전파 신호를 잡으려 했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어찌어찌해서 지구를 찾았다고 해도 우주 공간을 가로질러 온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가까운 행성이라 해도 빛의 속도로 수십년을 가야 한다. 그러니 지구에 오려면 빛의 속도에 가까울 정도로 우주선을 가속하는 게 필수다.

하지만 이런 추진력을 내려면 엄청난 연료가 필요하다. 지구에서는 2050년께나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는 '핵융합 추진'방식을 이용해도 우주선 무게의 7000배가 되는 연료가 있어야 광속의 절반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다.

핵융합은 수소폭탄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원자폭탄의 방식을 응용한 핵분열보다 훨씬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혹자는 "핵융합 추진보다 더 뛰어난 엔진을 만드는 외계인이 없으란 법이 없다"고 반문한다. 지금의 인류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추진장치를 이용해 지구까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이탈리아의 엔리코 페르미는 이렇게 말했다. "우주 여행을 하는 외계인이 있다면 진작 지구는 식민지가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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