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특집 방송3社 '차별화 제작' 골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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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12.12」를 어떻게 다룰까.』 방송3사 보도.교양프로 제작자들이 며칠후면 다가올 16번째 「12.12」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있다.「12.12」는 『제4공화국』『코리아 게이트』등드라마에서 이미 식상할 정도로 다뤘고 최근 잇따라 편성된 5공특집물들도 모두 짚고 넘어간 소재.그러나 검찰이 주모자 전두환전대통령을 구속하고 「하극상에 의한 군사반란」임을 재확인하는 마당에 「12.12」16주기를 어떤 형태로든 다루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 3사 보도.교양프로 제작진의 공통된 고민이다.중복방송으로 인한 식상감 해소와 부족한 자료필름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특히 문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터뷰.여론조사등이 동원됐지만 「화끈한」뉴스발굴은 없어 관심을 끌지 미지수다.
9일 저녁7시30분 방송될 KBS-1TV 『역사추리』「특전사의 12.12」는 흑막에 가려진 과거사의 진상을 「추리」하던 평소방향과 달리 있었던 사실을 자세히 조명하는 「역사」로서의 성격이 강한 내용.「12.12」당일 휘하 4개여단 중 3개여단장에게 배신당해 총상을 입고 부관 김오랑소령마저 잃은 정병주 특전사령관의 「그후」를 조명한다.5공내내 울분속에 침묵을 지킨정사령관은 87년 대통령후보 노태우씨의 「12.12」 정당성 역설에 격분,진상을 밝히는 연설문까■ 준비했다가 「군인의 정치중립」이란 평소지론에 따라 막판에 포기한다.2년뒤 돌연 실종된그는 야산에서 목매단 시체로 발견된다.
당일인 12일 밤11시에는 MBC-TV 『PD수첩』이 「문민시대의 군과 쿠데타」를 방송한다.이 프로는 과거사인 「12.12」조명이 아니라 『요즘도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지』를여론조사를 통해 파헤친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또 「한국의 쿠데타는 군 전체가 아닌 일부 정치군인의 책임」임을 자세히 리포트해 최근 추락한 군 위상과 사기를 높인다는 방침이어서 이채롭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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