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제권 상해로 옮겨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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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아시아 최대의 금융 및 비즈니스센터 역할을 해왔던 홍콩의 경제적 기능이 97년 중국에의 반환을 앞두고 새로운 동아시아권의경제센터로 부상하고 있는 상하이(上海)로 이동을 시작하고 있다.일본의 시사경제지 「웨지」 최신호에 따르면 미 스코시(三越)와 래인 크로퍼드를 비롯한 유명 백화점들이 홍콩 철수를 위해 폐업을 단행했으며 다국적 제조업체들과 홍콩에 진출해 있던 일본상사들이 영업거점을 상하이로 이동시키고 있다.
일본 전자제품 메이커들 중 일부는 홍콩업체들에 위탁했던 생산선을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스탠더드 앤드 차타드 은행은 상하이로 중국본부를 이동했다.
중국특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홍콩은 요즘들어 높은 인플레율과 낮은 경제성장률,그리고 상하이.싱가포르 등지로 탈출하고 있는 업체들의 대형 감원바람으로 뒤숭숭한 실정이다.
골드먼 삭스사의 분석에 따르면 홍콩은 연간 9%에 달하는 인플레에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이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 국내총생산액(GDP)신장률은 지난해 5.4%에서 4.8%로떨어질 전망이다.
홍콩의 경제권이 일찌감치 이동을 시작하는 것은 중국 정부당국이 상하이를 아시아의 새 경제축으로 육성한다는 장기적인 정책적배려와 맞물려 있어 이러한 경제축의 중심이동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 고 있다.
중국정부는 홍콩을 중심으로 형성된 광둥(廣東)지역 경제권을 달갑지않게 생각하고 있으며 지난 8월 선전(深수)경제특구에 대한 우대정책을 상당부분 철회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상하이는 2000년까지 5,000억위안(약 50조원)을쏟아 붓는등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지원과 중국공산당내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파벌)의 정책적 지원을 받고있어 홍콩을 대체할 새로운 경제.금융중심지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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