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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푸는 손길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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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여직원회 회원들이 5일 인근의 불우노인들을 모시고 경주 나들이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울산 중구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아니면 구청의 대민서비스에 차질이 생길 정도다. 구청에서 운영하는 4곳의 무료경로식당을 구청에서는 식자재 구입비·건물관리비만 대고 식사준비와 제공·설거지는 여성자원봉사자회·새마을부녀회 회원 등 주민들의 자원봉사로 해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여직원회는 5일 외로운 이웃노인 90명을 모시고 경주로 온천·관광을 다녀왔다.

창원대 정승엽(26·메크트로닉스공학부)씨는 2002년부터 이달초까지 무려 61차례에 걸쳐 2만7450㎖를 헌혈, 총장상을 받았다. 울산의 대성레미콘㈜은 500여만원 들여 인근 호계고교의 26개 교실에 방충망을 설치해줬다.

사회 곳곳에서 이웃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기술·노력·시간·재산을 대가없이 내놓는 아름다운 사연이 넘쳐나고 있다.

울산시 자원봉사센터에 등록·활동하고 있는 사람만 1만346명이다. 이 가운데 의사·한의사·간호사 117명은 의료봉사, 목수·이미용사 등 전문기술자 488명은 집수리·머릿결 손질, 산업체 베테랑 9명은 취업·기술교육, 연예인 374명은 공연·연주 등 자신의 능력을 이웃에 베푼다. 특별한 능력이 없는 사람은 청소·빨래·목욕 등의 노력봉사로 세상을 보듬고 있다.

중앙일보는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 이웃을 돕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세상’을 소개한다.

◇한화석유화학㈜ 울산공장 직원들로 구성된 한사랑봉사회 회원들은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에 있는 정신·지체장애 아동 보육시설인 수연어린인이집에서 매월 2차례 어린이들의 사회적응훈련을 돕고 있다.

첫째주 금요일에는 장애아들의 정서안정을 위해 시설내 안마당에 화단을 만들고 등나무를 심는 등 생태환경을 가꿔준다. 셋째 토요일에는 장애아들을 버스·휠체어에 태우거나 품에 안고 시장·대공원·유적지 나들이를 하며 사회와 소통하는 방법을 익혀준다.

한사랑봉사회 회원들은 “4년전부터 비번인 평일이나 주말에 가족동반으로 찾아와 장애아들과 어울리며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있다”며 “회원들은 물론 자녀들에게도 더불어 살아가는 법에 대한 체험학습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창원대 정승엽(26·메카트로닉스공학부)씨는 헌혈을 많이 한 공로로 5일 총장상을 받았다. 그는 2002년 6월 군 복무중 헌혈을 시작해 지금까지 61차례(2만7450㎖)를 헌혈했다.

정씨는 “군에 있을때 반강제적으로 네차례 헌혈을 했는데 혈액이 부족하다는 보도를 접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제대후 경남혈액원을 찾아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건강한 헌액을 꾸준히 제공하기 위해 헬스로 몸을 다지고 산악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여직원회는 5일 울산시 북구에 있는 노인요양원인 행복마을 노인 90명을 모시고 경주 나들이를 했다.

이들은 보문단지에서 온천욕·점심 대접을 한 뒤 노인들을 부축해 보문단지와 불국사 일원을 관광하며 자식역할을 대신 했다.

현대차 여직원회 박미영 회장(35·소재생산관리부)은 “울산의 오늘을 만든 주역인 어르신들이 이웃과의 접촉이나 바깥 구경이 어려워 우울증에 빠지는 게 안타까웠다”며 “앞으로도 일터 동료들과 함께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챙기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울산 중구 주민 자원봉사자들은 앞으로 2년간 중구청에서 운영하는 4곳의 무료경로식당 운영을 책임지기로 5일 조용수 구청장과 협약했다. 무료경로식당은 점심식사 해결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월~금요일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는 곳으로 1곳당 100여명씩의 노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성남·복산 무료경로식당은 중구여성자원봉사회가 맡아 회원들이 6~8명씩 순번을 정해 점심차려 주기 노력봉사 활동을 벌이게 된다. 반구동의 노인지회 무료경로식당은 중구새마을부녀회, 태화동에 있는 목련의집 무료경로식당은 사회복지법인 ‘함께하는 사람들’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민 자원봉사자들이 맡았다.

◇대성레미콘(대표 김성대)은 9일 500여만원을 들여 울산 호계고교의 26개 교실에 방충망을 설치해줬다.

호계고 진정태 교장은 “2년전 문을 연 신설학교여서 새집증후훈에 시달리면서도 여름철 벌레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해 학생들의 고통이 심했다”며 “방충망 덕분에 이런 고통에서 해방된 것은 물론 냉방기 사용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대성레미콘은 울산상공회의소가 주관한 기업사랑운동에 참여, 지난해 호계고와 1사1교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기원·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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