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뉴스에서 승전보를 읽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5호 32면

우리은행 대전 지점의 KAIST 출장소에서 일하는 최재용(45) 과장. 우리은행은 직원들의 펀드 이해도를 높이려고 올 상반기 두 번에 걸쳐 총 40여 일간 직원 1만 명이 참전한 ‘펀드 배틀(모의 투자게임)’을 벌였다. 최 과장은 사이버 종자돈 10억원을 굴려 총 9%의 수익률로 챔피언이 됐다. 연간으로 따지면 50% 가까운 성적이다.
“큰 산을 본 전술이 먹혔어요.” 1월 중순 주가가 저점일 때 치러진 1차 전투에선 CJ운용의 아시아 인프라(수익률 8%), 우리CS운용의 러시아 익스플로러(5%)와 글로벌 천연자원(17%) 펀드를 골랐다. 인플레이션이 심상치 않을 것이라고 보고 원자재값 상승을 노렸다.

우리은행 최재용 과장

3월 초로 넘어간 2차 대결에선 방향을 틀었다. 낙폭이 컸던 국내로 무대가 옮겨갈 거라고 짚었다. 미래에셋 디스커버리와 우리CS의 프런티어 배당 한아름(2%) 펀드를 주포 삼아 해외 메뉴로 슈로더 브릭스(22%)를 얹었다. 코스피 지수는 3월 중순 1570선을 바닥으로 귀신같이 반등 용틀임을 했다.

그가 거저 돈을 번 건 아니다. 비결을 귀띔해달라고 했다. “뉴스예요.” 너무 평범했다. 그러나 최 과장은 “신문이며 TV의 경제뉴스가 최고의 훈수꾼이었죠. 집에 가면 잘 때도 뉴스 채널을 틀어놔요. 일어나서 바로 볼 수 있게 말이죠.” 투자의 나침반인 거시경제 흐름과 새로 나온 펀드의 특장점을 줄줄 꿰는데 그만한 보고(寶庫)가 없다고 했다. 경제기사를 읽는 습관은 펀드 투자에 눈을 뜨면서 시작했다. 펀드를 갖고 있으니 단어 하나 하나가 살아서 눈에 들어오더라는 것이다.

실전은 어떨까. 지난해 9월 글로벌 증시가 휘청할 때 들어간 브릭스 펀드는 쏠쏠하다. 물론 실패담도 있다. 지난해 7월 목돈 1억원을 칸사스운용의 하베스트 펀드에 맡겼는데 지금까지 4% 정도의 손실을 봤다. “연수 갔다가 다시 지점으로 복귀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시장 뉴스에 소홀했어요. 아픈 상처죠.” 최 과장은 “최종 판단은 자신이 내려야 하고 결국 공부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그것 없이 돈 벌려고 하면 어불성설”이라고 몇 번을 말했다.

불완전 판매를 줄이는 ‘메뚜기 묘수’도 알려줬다. “판단이 어려우면 먼저 증권사를 찾아가 시황을 들어보고, 은행도 들러 펀드 설명을 요구하고, 경제뉴스로 돈 투입 시점을 낙점하는 전략이 좋아요. 이러면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률은 낼 수 있죠.” 결국은 발품을 팔고, 눈높이도 낮추라는 얘기다. 숱한 투자자들이 알면서도 넘겨짚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현 시점의 투자에 대해 “불확실성이 너무 큰 만큼 일단 쉬어가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며 “길게 본다면 적립식 투자는 무리가 없다”고 조언했다.



투자 전략 ▷고유가 등 악재 첩첩산중, 당분간 쉬어가라 ▷굳이 돈 넣으려면 적립식으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