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으로 본 원더풀 스포츠 <9>수영의 진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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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호 26면

인간이 의도적으로 수영을 익힌 것은 군사적인 목적 때문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페르시아의 청소년 교육이나 군사훈련 과정에 수영이 포함돼 있었다. 아시리아의 군인은 산양 가죽에 공기를 넣어 만든 구명대를 사용했다. 그리스인에게 ‘수영도 못하는 놈’이란 말은 욕이었다. 고대인의 수영법은 ‘개헤엄(dog paddle)’이었을 것이다. 폼페이와 중앙아시아에서 발견된 고대 모자이크·벽화에 개헤엄 치는 사람이 등장한다.

개헤엄에서 돌핀킥까지

유럽에서 수영은 1800년대 들어 인기 종목이 되었다. 이때 사용된 영법은 개헤엄이나 평영이었다. 1844년 영국수영연맹이 주최한 대회에 북아메리카 인디언이 참가해 새로운 형태의 영법으로 큰 충격을 준다. 양팔을 풍차처럼 돌리는 이 영법은 크롤(American crawl)로 발전한다.

 현대 수영 대회의 네 가지 종목은 자유형·평영·접영·배영이다. 이 중 자유형(Freestyle)은 영법의 이름이 아니다. 어떤 영법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대부분의 선수가 가장 빠른 영법인 크롤을 사용한다.

 인간의 수영은 진화하고 있다. 스타트 직후나 턴을 한 다음 잠영할 때 사용하는 돌핀킥(dolphin kick·양 발을 모으고 위아래로 물을 차며 전진하는 영법)은 진화의 산물이다. 저항을 덜 받아 빠르게 수영할 수 있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10~11m를 잠영하며 돌핀킥을 사용해 턴할 때마다 0.3~0.4초씩 시간을 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의 잠영 거리는 6m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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