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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개통 明暗] 관광업계 `기대감` 유통·숙박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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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고속철역앞 ‘저속도로’
철도청은 31일 왕복 2차로인 천안아산역 진입도로의 차량 운행 속도를 시속 20km로 제한했다.

고속철도 개통을 맞아 지역 주민들의 생활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1시간 거리인 대전.천안등 충청권 주요 도시는 장기적으로는 수도권에 편입돼 지역 발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서울로 집중되면서 대전과 천안이 수도권의 `베드타운`(bed-town)으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다.

◆ 관광 활성화=천안시는 지난해 10월 이후 중단했던 시티투어를 4일 재개한다. 당초 총선이 끝나면 시작하려 했으나 지난달 24일 이후 고속열차표를 예매한 수도권 주민들이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잇따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임경환 문화관광과장은 "이미 가족단위 등 7개팀 27명이 투어를 신청해 버스 정원 31명이 거의 찬 상태"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시내 주요 지점을 경유해 온 시티투어 버스를 1일부터 대전역까지 연장 운행하고, 대전역 주변 18만1000평을 대상으로 하는 역세권 개발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덕테크노밸리 유성곤 기획팀장(42)은 "고속철 개통으로 전국의 중심에 있는 대전은 물류 여건이 나아져 기업 활동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천안.아산권 대학들은 고속철 개통으로 수도권 출신 학생 유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천향대는 수도권 통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1일부터 학교와 고속철도 천안아산역 사이에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천안대.호서대 등 나머지 13개 대학도 기존 출.퇴근 버스를 천안아산역을 경유하도록 학생 수송계획을 세웠다.

◆ 유통.숙박업계 비상=대전지역 유통업체들은 손님 지키기 및 외지 고객 유치에 고심하고 있다. 대전롯데백화점은 4월 한달간 1층 화장품 매장에서 `프랑스산 화장품 특별전`을 열고 고속철도 왕복 티켓을 경품으로 주기로 했다. 갤러리아 타임월드점도 `가격을 빠르게 내립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거는 한편 고속철도 주제 글 짓기.고속철도 승차권 소지 고객 할인 등의 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대전롯데 박상배 홍보팀장은 "특히 VIP 고객층이 서울로 빠져 나갈 가능성이 높아 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토의 중심부에 있는 대전은 전국 주요 도시에서 당일 출장이 가능해지자 유성온천 지역 숙박업소들은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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