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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만해문학상 받은 시인 조태일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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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가 좋지않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듭니다.6.25,4.19,유신,5.18 다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데도말입니다.그때마다 시는 불의를 참지 못했습니다.혼탁하고 예감키힘든 세상일수록 항구적인 무엇이 절실히 요구됩니 다.굳세게 나부끼는 시대적 정의와 이념이 중요하듯 그것을 바탕으로 인간답게살아가게 하는 우주의 질서 또한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시인 조태일(54)씨가 1일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수상작은 시집『풀꽃은 꺾이지 않는다』.만해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이 시집이 현실비판 의식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연과의 폭넓은 교감을 트인 목청으로 다듬어 정갈하고 빼어난 서정시를 창조하 는 시적 성취를 이루었다고 시상 이유를 밝혔다.64년 등단한 조씨는 『아침선박』『식칼론』『국토』등 일곱권의 시집을 펴내며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가로막는 사회 현실에 저항해왔다.특히 건강한 민중적.자연적삶의 의지를 강하게 담은 제3 시집 『국토』는 75년 출간되자마자 긴급조치 위반으로 판금되고 시인 또한 몇번의 투옥을 치러야만 했다.그런 조씨가 이제『땅속 깊이 여린 사랑을 내리며/사람들의 메마른 가슴에/노래 되어 흔들릴 뿐』(「풀꽃은 꺾이지 않는다」)이라는 풀 꽃같이 조그마하고 날 선 서정으로 참여문학진영 최고 권위의 만해 문학상을 수상했다.『시에서 중요한 것은긴장입니다.저는 지금 도시의 끝과 농촌의 시작인 지점에 살며 그 경계에서 시를 쓰고 있습니다.고향,자연,그러한 정서를 지펴인 간다운 세상을 향하는 것이야말로 영원한 시의 몫 아니겠습니까.』 조씨는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이경철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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