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이 4·9 총선에 이어 6·4 재·보궐 선거에서 연속으로 경남 지역에 깃발을 꽂았다. 18대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최철국(56) 의원과 도의원에 당선된 명희진(36) 당선인이 그 주인공이다. 공교롭게도 두 당선인은 모두 경남 김해에서 당선됐다.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살고 있는 진영읍 봉하마을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김해에서 ‘노무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두 당선인 스스로도 ‘노무현 마케팅’을 당선 비결로 꼽는다. 최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란 주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운동 과정에선 노 대통령과 맺어온 정치적 인연을 강조했다. 귀향한 노 전 대통령을 마중하고 클래식 공연을 관람하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도리어 노 전 대통령이 “내가 현실 정치에 개입 안 하는 것이 당신을 돕는 길”이라며 노출을 꺼릴 정도였다.
명 당선인도 마찬가지다. 김해 지역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고문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30, 40대 젊은 층을 공략했다. 선거 홍보물을 노 전 대통령과 정책의 노선과 철학이 같다는 것을 강조해 만들었다. 노사모 회원들의 입소문이 큰 도움이 됐다.
‘노무현 마케팅’의 성공 배경에는 퇴임 후 상승한 노 전 대통령의 인기가 한몫했다는 게 당선인들의 공통된 평이다. 최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귀향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에 가려 인기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결과는 전혀 딴판”이라고 말했다. 명 당선인도 “CEO 출신으로 국정을 밀어붙이는 이 대통령보다 이웃에서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노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인기 상승이 민주당의 인기 상승으로 이어질는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 동교동계·상도동계처럼 정치 세력화하지 않은 전직 대통령에게 신선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인기는 자체적인 브랜드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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