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사람들을 향해 걷고 또 걸어 발로 꾹꾹 눌러 쓴 연서(戀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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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이원규 시인이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이후 4년 만에 새로운 산문집을 출간했다. 시집 《옛 애인의 집》을 낸 지 5년 만이기도 하다. 화려한 미사여구로 감수성 짙은 글을 쓰기보다는 척박한 현실을 온 몸으로 부대끼며, 살아 뛰는 날 것의 언어를 쏟아내었던 그가 이번에는 낙동강 1,300리와 지리산 850리를 두 발로 걷고 걸어 쓴 족필의 편지를 독자들에게 보내왔다. 세상을 등지고 지리산으로 들어간 것이 홀로 안분지족의 삶을 누리기 위한 현실도피가 아니었음을 여러 시를 통해 보여주었던 그가, 이번에는 만행을 통해 방하착(放下着)하는 자세를 《지리산 편지》를 통해 한 수 일러준다. 속도전에 정신 없는 우리는, 그의 편지로 한 호흡 쉬어갈 수 있는 여유를 배우게 된다.

이 책의 형식은 족필이고 내용은 연서이다.
족필(足筆), 이원규 시인이 쓴 편지는 손으로 쓰인 것도, 머리나 가슴으로 쓰인 것도 아니다. 매일을 걷고 걸어 발의 기록으로 그대에게 띄우는 편지이다. 발의 기록은 사심(邪心)과 방심(放心)을 허락하지 않기에 그대에게 도착하는 편지는 순정할 수밖에 없다.
연서(戀書), 이원규 시인이 낙동강 1,300리와 지리산 850리 만행의 길에서 그대에게 띄운 편지는 가슴이 아리면서도 따뜻해지는 연서이다. 그의 사랑은 그대의 발끝에 몸을 낮추는 것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가슴 벅찬 연민의 정이다.

발로 쓴 그의 연서를 한 구절만 엿보자.
날마다 먼 길을 걷고 걸어 그대에게 갑니다. (……) 이제야 알고 또 알겠습니다. 세상의 가장 느린 속도로 걷다 보니 아무래도 시와 편지는 손으로, 머리로, 가슴으로 쓰는 게 아니라 오직 발로 쓰는 것이라는 것을. 내 온몸이 하나의 붓이 되어 한 발 한 발 힘찬 획을 그으며 걷다 보면 그것이 바로 한 편의 시가 되고 편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 행여 한 달 만에 겨우 단 한 글자의 편지를 보내더라도 부디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리산 편지》는 5부 50꼭지로 구성되어 있다.

* 도서: 지리산 편지
* 저자: 이원규
* 출판사: 대교북스캔
* 정가: 9,800원

<본 자료는 홍보를 위한 보도자료입니다. 자료제공: 대교북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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