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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명장이 돌아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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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유키 구라모토“로맨스는 내 음악의 원동력”
데뷔 20주년 기념 음반 발매

유키 구라모토(사진)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다. 도쿄 공업대학 응용물리학 석사 출신으로, 1980년대 초 피아노 연주자의 길을 선택했다. 86년 ‘루이즈 호수’라는 곡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뒤 줄곧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서정성 짙은 피아노 연주곡들을 만들어왔다. ‘일본의 리처드 클레이더만’ ‘동양의 조지 윈스턴’으로도 불린다. 그는 8월 22, 23일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내한 공연을 한다.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이 2년 늦게 국내에서 발매됐다. 한국팬에 전하고 싶은 말은.

“20년 이상 내 음악을 사랑해 주신 한국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국에서 정말 큰 사랑을 받았다. 중학생 때부터 내 음악을 들으며 자라나 지금 직장인이 됐다는 사연을 자주 접한다. ”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느끼는 공통적인 정서 때문이 아닐까. 좋은 음악을 만들자, 그리고 훌륭한 연주를 하자는 두 가지 생각만으로 음악을 해왔다. 내 연주를 들으며 눈물 흘리는 관객을 볼 때 나도 감동받는다.”

-당신의 음악에 담긴 정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친절하고 듣기 편한 음악, 그리고 기분이 좋아지는 피아노의 울림이다. 그리고 늘 자연의 소리를 추구한다. 가공되지 않은 악기 본연의 소리가 힘이 있다고 믿는다.”

-신승훈·유열·조수미 등 한국의 많은 아티스트와 작업한 바 있다.

“그들은 음악적으로 훌륭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배려 등 인간적으로도 따뜻한 사람들이다. 소중한 경험이었다. 지난해 신승훈의 일본 크리스마스 콘서트 때 무대에 올랐는데, 참 좋은 추억이었다. 지금도 한국 측으로부터 많은 제의가 들어온다.”

-로맨스는 당신의 음악을 이해하는 중요한 축이다. 한국에 첫 발매된 앨범이 ‘로맨스’였고, 20주년 앨범의 첫 곡도 ‘로맨스 포 피아노’다.

“로맨스에 대한 동경이 내 음악의 원동력이다. 로맨스라는 것이 반드시 사람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자연에 대한 로맨스일 수도 있고, 악기에 대한 로맨스일 수도 있다. ‘로맨스 포 피아노’의 경우 피아노에 대한 나의 동경을 표현한 곡이다. 현대인은 점점 로맨스를 잃어가는 것 같다. 새로운 로맨스를 기다리거나, 찾아가는 것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20주년 앨범의 타이틀이 ‘피아노 노스탤지’인데, 당신의 노스탤지어(향수)는 무엇인가.

“노스탤지어는 인생 그 자체다.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 순간이 축적돼 향수가 되는 것이다. 그 향수가 인생과 내 음악을 아름답게 만든다.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들으며, 자신의 인생의 의미 있는 장면을 떠올린다면 좋겠다.”

-사진광으로 알고 있다.

“여행 사진을 찍는 게 취미다. 직접 찍은 사진들 중 엄선해 앨범 재킷사진으로 쓰기도 한다. 이번 앨범 재킷사진도 내가 찍은 것이다. 여행은 음악을 만드는 에너지가 된다.”

시크릿 가든“여름밤 달빛 보며 영감 얻어”
5일부터 울산·서울 등서 공연

시크릿 가든-. 롤프 러블랜드(작곡·피아노·사진左)와 피오뉼라 쉐리(바이올린·右), 두 명으로 구성된 혼성 뉴에이지 듀오다. 고향인 노르웨이와 아일랜드의 전통 음악적 요소에 팝과 클래식을 가미해 서정적인 크로스오버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데뷔 10주년인 2006년부터 2년 여의 작업을 거쳐 조만간 데뷔 10주년 기념앨범을 내놓는다. 7일 서울 공연(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해 울산(5일), 광주(6일), 대전(8일), 마산(10일)에서 전국투어를 한다. 러블랜드가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 10주년 기념 앨범이 궁금하다.

“앨범 타이틀은 ‘인사이드 아임 싱잉(Inside I’m Singing)’이다. 기존의 연주음악을 보컬송으로 새롭게 편곡했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훌륭한 가수들이 참여했다. 두 곡의 새 연주곡도 포함돼 있다.”

-빼어난 멜로디를 어떻게 만드나.

“우리는 멜로디의 힘을 믿는다. 멜로디는 단순하지만 듣는 이와 소통할 수 있는 음악적 수단이다. 우리 음악 자체가 멜로디 컨셉트의 음악이다.”

-피오뉼라 쉐리의 바이올린은 깊고 서정적이다.

“그는 무대에서 대단한 집중력과 은은한 연주로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그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내기 위해 1790년에 만들어진 명품 바이올린을 사용한다.”

-시크릿 가든 홈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사운드는 물 소리 등 자연의 소리다.

“자연의 소리에서 영감을 얻는다. 가을밤의 빗소리를 듣거나, 여름밤 달빛을 보며, 우리가 사는 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게 된다. ‘어스송스(Earthsongs)’는 자연에서 가장 큰 영감을 받은 앨범이다.”

-자연 외에 또 어디서 영감을 얻나.

“꿈이다. 꿈은 우리의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가장 귀중한 시간이다. 꿈은 우리 생각에 날개를 달아준다.”

-당신이 작곡한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은 웨스트 라이프·일 디보 등 많은 가수가 리메이크한 명곡이 됐다.

“처음 이 곡을 만들 때 중간에 포기하려 했다. 그러나 머릿속에서 멜로디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아일랜드 작가 브랜던 레이엄에게 곡을 들려준 뒤 가사를 붙이게 해서 만들었다.”

-이 노래는 감동의 순간에 울려 퍼지는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아일랜드 멜로디와 가사가 잘 어우러졌다. 그리고 여러 가수가 진심을 담아 노래했기 때문에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조시 그로반은 이 노래로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10주년 기념음반에서는 이 곡을 처음 작업한 브라이언 케네디가 부른다.”

-최근 보컬 뮤지션과의 작업이 두드러진 것 같다.

“보컬 음악이 연주음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유 레이즈 미 업’도 원래는 연주음악으로 만들었지만, 사운드와 곡의 특성을 고려해 보컬음악으로 만드는 게 더 좋다고 판단했다. 바이올린도 말이 없는 또 하나의 보컬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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