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조 소환 바라보는 정치권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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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원조(李源祚)전의원이「드디어」검찰조사를 받자 정치권은 한편의 탐정드라마를 지켜보는 듯한 표정이다.
그것은 李씨가 과거.현재의 정치자금비밀을 쥐고 있는 인물이기때문이다.민자당의 한 4선의원은『뇌관이고 핵폭탄이라는데 정말 터진다는 거냐』고 물었다.
여야는 그러나 조사의 성격.깊이.사법처리여부.향후진로등에 관해선 뚜렷한 시각차이를 드러냈다.
민자당은 대체로 수사의 한계를 언급했고 야권은 이를 대선자금과 연결시키려는 중단없는 의지를 보였다.「뇌관의 폭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민자당은 이날 논평을 내지 않았다.사안의 미묘함을 증명하는것이다.민정계든 민주계든 의원들은 李씨에 대한 여론의 압력이 89년 5공청산때나 93년 동화은행 비자금사건 때보다 훨씬 세다고 보고 있다.따라서 그의 소환은 불가피하고 구속까지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검찰이 대선자금과 관련된 李씨의 역할을파헤친다거나 李씨가 그것을 불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다수의견이다. 한 민정계의원은『전직대통령이 구속된 마당에 그도 무사하지는못할것』이라며 사법처리를 점쳤다.
그는 『그렇지만 李씨는 구속된다 하더라도 알선수재나 비자금 모금보다는 이번 盧씨 구속영장에 나타난 부분만 추궁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李씨는 차분하고 치밀한 성격인데다 파문을 염려해 92년 대선자금이라는 뇌관을 터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92년 대선자금 마련에도 많은 부분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까닭인지 민주계 2선의원은 「시한폭탄」「뇌관」설이 매우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그는 『세상에 설왕설래되는 것만큼 대선자금 부분에서 李씨가 한 역할은 별로 없다』며 『그가 뇌관 이라면 검찰에서 불러다 조사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국민회의는 李씨 소환을 중요한 사건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여권의 사법처리.실체규명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국회 재경위소속으로 비자금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온 김원길(金元吉)의원은 『李씨는 금진호(琴震鎬)의원과 함께 92년 여권의 대선자금조달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그를 상대로 검찰에서 비자금의 실체를 수사하기는 어 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검찰이 여론을 의식해 동화은행 사건등 개인비리로 일단그를 사법처리할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논평에서 『92년 대선당시에도 李씨가선거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과거의 검찰수사 관행으로 보아 소환조사는 짜맞추기 수사를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고리를 걸었다 .
민주당 이규택(李揆澤)대변인은 『검찰은 李씨 조사를 계기로 대선자금 전모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당의 부천역 장외집회에서 박계동(朴啓東)의원은 『내가 그동안여러차례에 걸쳐 李씨수사를 촉구한 것은 李씨가 사건의 핵심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가면 진실은 결국묻히게 된다』며 대선자금조달혐의에 대한 수사를 주장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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