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3년만에 최고투수 이상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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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왜 머리를 기르는가」.
대답이 걸작이다.『누구 좋으라고 머리를 자르느냐』는 것.머리를 기르기 위해서 기르는 것이 아니다.「남의 말을 듣기 싫기 때문에」그냥 기른다.즉 「나」는 「내」가 만들어가기 때문이란다. 치렁치렁한 머리와 거침없이 내뱉는 말투-.이상훈(24.LG)의 개성이다.이상훈은 지나치리만큼 개성이 강하다.이같은 개성은 마운드에서도 곧잘 드러난다.거칠 것없는 다이내믹한 투구 폼과 「칠테면 쳐보라」는 식의 정면 승부가 그것이다.
93년 프로에 입단,9승9패를 기록했던 이상훈은 이듬해 두배인 18승을 올리며 다승왕에 올랐고 올해 20승관문을 돌파,다승왕 2연패를 기록했다.20승은 90년 선동열(해태)이 넘어선뒤 4년동안 아무도 넘지 못했던 벽.
이상훈은 이 벽을 넘기까지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을 겪었다.
『93년엔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선발로 나가기 전에도 술을 마셨고 던지고 나서도 술을 마셨습니다.왜 안되는지 몰랐습니다.1년이 지나고 나서야 내게 몸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았읍니다.』 루키시즌을 마친 이상훈은 철저한 자기관리에 들어갔다. ***[ 37면 년동안 아무도 넘지 못했던 벽.
이상훈은 이 벽을 넘기까지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을 겪었다.
『93년엔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선발로 나가기 전에도 술을 마셨고 던지고 나서도 술을 마셨습니다.왜 안되는지 몰랐습니다.1년이 지나고 나서야 내게 몸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았읍니다.』 루키시즌을 마친 이상훈은 철저한 자기관리에 들어갔다. ***[ 37면 『스타』서 계속 ] 트레이너가 짜주는 일정에 따라 시계바늘처럼 움직였다.겨우내 몸만들기에 매달렸고 시즌중에도 빈틈없이 훈련일정을 소화했다.주로 하체단련을 위한 러닝과 체조.웨이트였다.
『쉬는 것도 훈련입니다.그냥 쉬는게 아니라 다음날 훈련을 위해 쉬는 것이니까 쉴때는 아무생각도 하지 않습니다.내가 어디쯤와있고 어디로 가야한다는 것밖에 모릅니다.』 그에게는 94년이지나면서 다승왕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세권의 노트가 생겼다.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의 몸상태와 상대 타자들의 습관,경기 흐름등을메모해놓은 노트.그리고 이 메모는 올해 20승이라는 선물을 가져다 주었다.
『주위에서 성숙해졌다고 합니다.사실이죠.93년 시즌이 끝난후결혼했고 지난 1월 딸이 태어났습니다.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번씩 더 생각하게 됐습니다.』 한번 더 생각하는습관은 마운드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93년까지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일관했던 그는 94년부터 체인지업의 비중을 늘렸다.94년 한경기에서 15~20개 정도를 던졌고 올해는 30개 이상을던졌다. 『(선)동열이 형은 무조건 일본에 가야합니다.저도 미국이나 일본에 가고 싶습니다.어렵다는 것은 압니다.불평등한 규약 때문입니다.언젠가는 지금과 같은 규약이 아닌 구단과 선수가평등한 관계에서 운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훈은 최근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관계자를 만났다.LG 자매구단인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도 그를 탐내고 있다.하지만 「지금」 불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를 생각하고 있다.
▶태어난 곳과 날짜=서울.71년3월11일▶신장.체중=180㎝.80㎏▶혈액형=O형▶가족사항=동갑내기 부인 송영주씨와 1녀▶출신교=신길국-강남중-서울고-고려대-LG▶야구시작=신길국 5년▶취미=기타연주▶주량=맥주 3병▶주요 성적=90년 아마국가대표,14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수립(92년4월),94년 다승 공동1위(18승),95년 다승1위(20승)▶95년 연봉=4,800만원▶별명=빠삐용 글 이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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